“신이 준 가장 값진 선물…자랑스러워
소수자 이해하고 공감 더 잘하게 돼
많은 애플 동료들은 이미 알고 있어”
소수자 이해하고 공감 더 잘하게 돼
많은 애플 동료들은 이미 알고 있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했다.
쿡은 30일 경제주간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쓴 기고문에서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신이 내게 준 가장 값진 선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쿡은 “한 번도 내 성정체성을 부인한 적이 없으며,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동성애자로 살면서 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할 수 있었고, 더 깊이 공감하는 사람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지고 수년간 다양한 사람과 만나왔으며, 애플에 있는 많은 동료들은 그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쿡은 ‘인생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중요한 질문은 내가 남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것’이라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발언에 깊이 공감한다며 “프라이버시를 향한 내 열망이 더 중요한 것(커밍아웃)을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공개적으로 동성애자라고 밝히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면서도 쿡은 자신의 선언이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공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때로는 어렵고 불편하기도 했지만 자신감을 갖고 내 길을 걸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덕분에 코뿔소 가죽처럼 ‘강심장’을 얻었으며, 애플 최고경영자로 일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에이피>통신은 이날 쿡이 사흘 전 자신이 살고 있는 앨라배마주가 성소수자를 인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앨라배마주는 현재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으며, 동성애자들을 위한 법적 보호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 6월 ‘결혼은 이성간 결합’이라고 규정한 결혼보호법을 위헌이라고 선고한 바 있다.
쿡은 그동안 여러차례에 걸쳐 동성애자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아왔다. 올해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성소수자 행사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그 의혹은 더 커졌다. 그는 당시 직원 격려차 방문했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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