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은 9일 민주당의 ‘11·4 중간선거’ 참패와 관련해 “모두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7일 녹화돼 이날 방영된 <시비에스>(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의 발언으로 유명한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는 문구를 인용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이 잘 되지 않거나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면 언제나 내가 당의 최고책임자로서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참패 이후 책임 통감 등의 발언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정책들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이를 제대로 국민들에게 알리지 못한 것이 문제라며 스스로를 변호했다. 그는 “매력적인 신제품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다”며 “이것을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은 2년의 임기 동안 정책 기조를 바꿀 뜻이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특히, 그는 이민개혁 행정명령과 관련해 공화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이민제도가 고장 났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수년 동안 논의해 왔다”며 “존 베이너(공화당) 하원의장에게도 의회가 연말까지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행정명령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베이너 의장은 6일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개혁 안건을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우물에 독을 타는 격”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이라크에 미군 1500명을 증파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이 작전이 새 국면으로 진입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단순히 이슬람국가의 동력을 멈추게 하기보다는 공격을 시작하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라며 “우리가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은 이슬람국가에 반격을 할 수 있는 이라크 지상군”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지상군이 반격 준비가 되면 우리가 근접 거리에서 공습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미국 지상군 투입 문제에 대해서는 ‘불가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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