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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평화 교섭안 안 가져온 것 알고 실망…북, 나중에 ‘오바마의 특사’ 인정 안 해”

등록 2014-11-16 21:04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 국장(왼쪽),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 국장(왼쪽),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장이 미 언론에 밝힌 ‘방북 뒷얘기’

“단지 억류자만 데리러 왔다며
북, 더 이상 특사 간주 않는다 통보
억류자 아닌 다른 현안 가지고
장래에 대화하자고 말해”
북한은 이달 초 평양을 방문한 제임스 클래퍼(사진)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처음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특사로 대우하다가 그가 평화 교섭안을 가져오지 않은 데 실망해 나중에 특사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클래퍼 국장은 1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7일 오후 7시 평양에 도착하자 공항에서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 그의 일행을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에 탄 뒤 곧바로 김원홍과의 논쟁과 대화가 시작됐다. 북쪽은 어떤 큰 돌파구를 기대하고 있었다. (국가) 인정이나 평화협정 같은 빅딜을 제시하기를 원했는지 모르지만, 그걸 위해 내가 거기 간 건 아니었다. 그래서 그들은 실망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숙소로 향하는 45분간이 “끝이 없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클래퍼 국장은 이어 안내된 평양 시내 음식점에서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그를 맞았다고 밝혔다. 클래퍼 국장은 북쪽이 해산물과 닭고기, 샐러드, 김치, 와인 등이 포함된 12코스 한식을 대접했다면서 “음식이 맛있었다. 나는 좀더 편안한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의 3시간 동안 이어진 식사시간에도 논쟁은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양쪽은 미국이 한국에서 벌이는 군사훈련과 북한의 군사력 실험 같은 양쪽이 느끼기에 도발적 행동이 무엇인지에 관해 논쟁했다”고 전했다.

클래퍼 국장은 밤 11시15분께 식사가 끝나자 일행과 숙의한 끝에 오바마 대통령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 보내는 친서를 전달할 때라고 결정하고, 김영철 정찰총국장에게 이를 건넸다. 북쪽이 다음날 일정을 얘기해주지 않았고 또 누구를 만날지 몰랐기 때문이다.

이 친서에는 클래퍼 국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개인 특사이고 ‘긍정적 제스처’로 두 명의 미국인 억류자를 석방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클래퍼 국장은 친서의 직접 인용을 거절했지만, “사과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음날 의사가 케네스 배와 매튜 밀러를 만나는 동안 클래퍼 국장은 그날 일정에 대한 어떤 고지도 받지 못한 채 숙소에 머물러야 했다. 낮 12시께 한 북한 관리가 클래퍼 국장에게 북한 당국이 그의 지위를 격하시켰으며, 단지 두 명의 억류자를 데리러 왔기 때문에 그를 더이상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클래퍼 국장은 “이 관리는 아울러 새 지위를 고려할 때 북한 당국이 나의 신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평양 시민들이 우리가 억류자들을 데리러 온 줄 알고 있으며 동요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3시간 가량 지난 뒤 다른 관리가 와서 20분을 줄 테니 짐을 싸라고 했다. 클래퍼 국장은 그 순간 빈손으로 귀국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그러나 그는 고려호텔로 안내됐으며, 그곳에서 두 억류자(케네스 배와 매튜 밀러)를 만날 수 있었다. 김원홍이 나타나 두 사람의 사면을 승인한다는 김 제1비서의 사면장을 읽어내려갔다. 클래퍼 국장은 “김원홍이 나에게 ‘장래에는 억류자 사안이 아닌 다른 현안으로 대화를 나누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클래퍼 국장은 북한쪽에서 젊은 관리가 자신을 공항으로 안내했다면서 훨씬 완화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 관리가 남북한이 분단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고, 다시 북한을 방문할 것인지 물었다고 말했다. 이에 클래퍼 국장은 “내가 초청을 받는다면 꼭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며 “나는 여기에서 앞으로 변화와 대화의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그는 김 제1비서가 나이가 많은 관리들 대신에 젊은 세대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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