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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짠순이 소비자 지갑 열어라”…미국, 때이른 ‘블랙프라이데이’ 열풍

등록 2014-11-18 20:04

유통업체들 경쟁적으로 시기 당겨
9월초부터 쇼핑 광고·예약 판매
일부선 반발 ‘보이콧’ 움직임도
원조 쇼핑의 날, ‘블랙 프라이데이’가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블랙 프라이데이를 둘러싼 논쟁이 미국을 달구고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 추수감사절 다음날로 매해 11월의 네번째 금요일을 말하는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미국 최고 쇼핑 시즌의 포문을 연다. 몇년 전만 해도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 시즌은 11월 중반 이맘때 막을 올렸지만, 올해는 불경기 속에서 매출을 늘리기 위해 유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할인시기를 앞당겨 ‘블랙 노벰버(11월)’ 또는 ‘블랙 폴(가을)’이라 불리며 입길에 오르고 있다.

추수감사절 다음날 물건을 사러가던 전통이 깨진 것은 2년 전,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 등이 추수감사절 저녁 8시에 개점을 하면서다. 지난해에는 메이시스 등 대형 백화점들도 추수감사절 저녁 8시에 문을 열기 시작했고, 올해는 저녁 6시에 개점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3분기가 끝나기도 전부터 연말 쇼핑 광고가 소비자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유에스에이 위크엔드> 독자들은 9월 초에 연말 쇼핑 광고가 실린 잡지를 받았다. 며칠 뒤 월마트가 ‘어린이들이 뽑은 장난감 20위’를 내걸고 쇼핑 예약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운영되는 의류업체 베타브랜드는 ‘산타 썰매를 타고 온 핼러윈’이라는 온라인게임을 만들어 배포했다. 눈사람이 귀신을 때려 눕히고, 산타가 막대사탕으로 드라큘라의 가슴팍을 찌르는 등 12월의 ‘크리스마스’가 10월의 ‘핼러윈’과 싸우는 식이었다. <뉴욕 타임스>는 너무 빨리 시작된 연말 쇼핑 광고에 대한 거부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업체들이 익살스러운 광고 문구들을 동원해 소비자들에 다가갔다고 전했다. 때이른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온라인 쇼핑몰들도 한몫했다. 지난해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에 약 33억달러의 온라인 매출을 선도한 아마존은 올해는 11월1일을 ‘연말 쇼핑 시즌의 공식 시작’이라고 선포했다.

때 이른 블랙 프라이데이 열풍 뒤엔 달라진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를 유도하려는 업체들의 계산이 깔려 있다. 컨슈머리포트 내셔널 리서치센터는 최근 미국 소비자들이 오랜 경기침체와 더딘 회복을 겪으며 검소해지고 실용적이 됐다고 분석했다.

마케팅·리테일 컨설팅 업체인 더블유에스엘 스트래직리테일의 캔디스 콜렛 회장은 “상인들은 대부분의 소비자가 연말에 쓸 수 있는 금액의 한도가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 돈을 먼저 가지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라고 분석했다. 돈이 떨어져 소비자들이 쇼핑을 그만두기 전에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여론조사업체 넬슨이 11월 초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 가구의 22%가 연말 쇼핑을 시작했다고 답했다. 콜렛은 “내년쯤이면 블랙 프라이데이를 이벤트라고 얘기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찍 시작된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광풍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있다. 코스트코 등 일부 업소들은 블랙 프라이데이가 ‘블랙 서스데이’가 되는 것을 반대하며 추수감사절은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게 하겠다고 역마케팅에 나섰다. 페이스북 ‘블랙 서스데이 보이콧’ 페이지에는 8만7000여개의 ‘좋아요’가 붙었고, 5만5000여명이 추수감사절에 상점을 열지 말라는 서명에 동참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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