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퍼거슨 시위’ 미국 전역 확산…미주리주 방위군 3배 증강

등록 2014-11-26 19:54수정 2014-11-26 22:27

퍼거슨경찰서 주방위군이 에워싸
재미동포 운영가게 2곳 전소
미용재료상 7곳 약탈 피해
뉴욕·LA 등 170곳서 행진·농성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총격으로 숨지게 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28)에 대한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에 대한 미국 흑인 사회의 분노는 25일에도 가라앉지 않았다. 전날과 같은 폭동 양상은 띠지 않았지만 사건 발생지인 미주리주 소도시 퍼거슨은 물론이고 미국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광범위한 시위가 벌어졌다.

24일 밤의 약탈·방화 등에 놀란 제이 닉슨 미주리주 주지사는 25일 퍼거슨에 주방위군을 700명에서 2200명으로 3배가량 증강 배치했다. 전날과 달리 주방위군은 시위대의 주요 집결지에서 전진 배치됐다. 브라운이 사망한 지점 근처의 거리로 주요 시위 지역인 웨스트 플로리선트에는 주방위군이 나서 일반인의 통행을 아예 차단했다. 시위대의 주 공격대상인 퍼거슨경찰서도 주방위군이 에워쌌다. 이에 일부 시위대는 경찰서 인근에 있는 시청으로 가 유리창을 부수기도 했다. 현지 신문인 <세인트루이스 디스패치>는 “일부 시위대가 시청 앞에 있는 경찰차에 방화를 시도했으며, 경찰은 최루가스를 쏘며 진압에 나섰다”고 전했다. 경찰은 25일 오후부터 26일 오전까지 시위대 4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25일엔 미국 전역의 시위가 더 관심을 끌었다. 워싱턴·뉴욕은 물론이고, 서부 로스앤젤레스·시애틀에서 남부 마이애미, 동부 보스턴 등에서 각각 수백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시위대는 차도를 평화적으로 행진했으며, 경찰은 이를 막지 않았다. <시엔엔>(CNN)은 170곳 이상의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뉴욕에선 저녁 무렵 수천명이 맨해튼 시내 중심가인 유니언스퀘어에 모여 ‘정의 없이는 평화 없다’, ‘살인자 경찰을 감옥으로’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수백명 단위로 나뉘어 자정 넘어서까지 시내를 돌아다니며 구호를 외쳤다. 시카고에선 100여명이 시청 앞에서 28시간 연속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500여명이 주요 교차로를 점거하기도 했다.

<뉴욕 타임스>는 “경찰의 흑인 청년 사살이 미국 흑인들에게는 흔한 일이고 흑인 부모들에게는 공포의 원인이기 때문에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지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경찰에 대한 불신이 미국 사회에 중대한 위험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카고에서 연설을 통해 “방화와 약탈은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전날 퍼거슨 시위를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경찰력 행사 관행을 재검토할 것을 에릭 홀더 법무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로 퍼거슨에서 재미동포들이 운영하는 미용재료상과 휴대전화 가게 등 2곳이 방화로 전소되고, 미용재료상 7곳가량이 약탈당하는 등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소된 두 가게는 시위 중심지인 웨스트 플로리선트 거리에 있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세인트루이스 한인회장인 조원구(68)씨는 “전소된 미용재료상은 피해액이 10만달러 이상으로 추정되고, 약탈당한 몇몇 가게는 영업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퍼거슨 지역에는 동포들이 운영하는 미용재료상 20여곳이 있다. 시카고영사관의 이준형 영사는 “시위가 예상됐기 때문에 나무판자로 유리창을 막고 보험에 드는 등 대비책을 세웠으나 시위가 집중적으로 벌어지는 곳에 위치해 있어 피해를 피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