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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CIA국장-미국 상원 정보위원장 ‘격돌’

등록 2014-12-12 19:44수정 2014-12-12 21:52

“고문 보고서 일방적” “CIA 내부의견도 반영”

브레넌 국장, CIA서 이례적 회견
“강화된 신문기법으로 빈 라덴 추적
대다수 요원들 합법적·애국자”

파인스타인 위원장, 트위터로 반박
“빈 라덴 정보, 신문기법과 무관
100건 넘는 인터뷰 보고서 반영”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알카에다 테러 용의자 등에 대해 저지른 잔인한 고문 실태가 공개돼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자, 존 브레넌 중앙정보국 국장이 직접 나서 당시 고문의 효용성을 두둔했다. 이에 보고서 공개를 주도한 다이앤 파인스타인 미 상원 정보위원장은 실시간으로 브레넌 국장의 주장에 조목조목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내 정면 충돌하는 양상을 보였다.

브레넌 국장은 11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에 있는 중앙정보국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강화된 신문 기법을 사용해 수감자들로부터 얻은 정보가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하는데 도움이 됐고, 실제로 (작전에) 사용되었다”고 주장했다. ‘고문이 효과적이지도 않았다’는 보고서 내용을 반박한 것이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고문을 통해 중요한 정보를 얻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러차례에 걸쳐 “알 수 없다(unknowable)”고 말했다. 그는 알카에다가 2차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가진 상황에서 ‘강화된 신문기법’ 실시는 “적절했다”고 옹호했다. 또 “일부 요원들이 가혹하고 승인받지 않은 혐오스러운 신문 기법을 사용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끝내 사과하지는 않았다. 다만 “필요한 업무 기준을 제때 마련하지 못했다”며 “우리 스스로 세운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브레넌 국장은 중앙정보국이 의도적으로 대통령과 의회에 대한 보고를 방기했다는 보고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보고서가 “결함이 있고 일방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다수의 요원들은 합법적이고 주어진 범주 안에서 충실하게 일했다”며 조사관들을 “애국자”라고 추켜세웠다. 이날 기자회견은 외부에 공개되는 일이 거의 없는 중앙정보국 안에서 생중계된 첫 기자회견으로 무척 이례적인 경우라고 <뉴욕 타임스> 등 외신이 전했다.

브레넌 국장의 기자회견이 생중계되는 동안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계속 반박 글을 올렸다. 파인스타인은 “빈 라덴의 사살로 이어진 핵심 정보는 ‘강화 신문기법’과는 관련이 없다”며 “보고서 378쪽에 입증 증거가 있다”고 반박했다. 또 브레넌 국장이 “보고서가 일방적”이라며 “개탄스럽다”고 한 데 대해서는, “100건이 넘는 인터뷰 보고서와 구두·서면 증언 등을 통해 중앙정보국의 내부 의견을 반영했다”고 맞섰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이날 1시간 동안 24건의 ‘반박 트윗 글’을 올렸는데, 모두에 ‘보고서를 읽어라(#ReadTheReport)’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미 중앙정보국 고문 실태 보고서에서 영국 정보기관이 연루된 부분이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쪽에서 “국가 안보”를 내세워 삭제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부대변인은 “영국이 연루된 고문에 대한 편집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보고서 요약본에 대한 미국과 영국 정보당국 간 대화는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보고서가 발표된 지난 10일 영국 총리실은 영국이 알카에다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고문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에는 영국 정보기관 관련 내용, 미군기지로 사용되는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에 대한 언급이 없지만, 요약본이 상당한 편집을 거친 만큼 영국 등 미국 동맹국들의 역할에 대한 언급이 삭제된 채 공개됐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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