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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다시 술 마시는 부시”

등록 2005-09-27 02:16수정 2005-09-27 02:16

카트리나 악몽·이라크전 악화에 금주약속 깨 타임 “정실인사 지나쳐” 제식구 챙기기 비판
허리케인 카트리나 대처와 이라크 전쟁 수행에 대한 비난 여론으로 곤경에 빠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대중 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26일 마흔살 이후 술을 입에 대지 않았던 그가 다시 술을 마셨다고 보도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가 전문적 능력보다는 정치적 관계에 의존해 ‘자기 사람들’을 행정부에 심었다며 정실인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위스키를 마시다=<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지난달 말 카트리나의 영향으로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의 둑이 터졌을 때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에 머물고 있던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사이즈’(크다는 의미)의 잔에 위스키를 부어 들이켰다고 전했다.

이 광경을 본 부인 로라가 깜짝 놀라 “그만, 조지!”라고 소리쳤으나, 그는 술잔을 내려놓지 않았다. 로라는 부시 대통령에게 더는 술을 마시지 말도록 경고하면서, 남편을 ‘감시’할 수 있도록 좀더 자주 출장길에 동행해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로라는 과거 부시 대통령에게 “나야? 짐빔(술 이름)이야?”라는 말로 최후통첩을 했었다.

부시 대통령은 젊은 시절 술과 파티에 빠져 서른살 때 음주운전으로 벌금을 물고 면허가 정지되기도 했으나, 마흔번째 생일 다음날부터 술을 끊었다. 신문은 카트리나 늑장 대처와 이라크 전쟁에서의 병력 손실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 부시 대통령으로 하여금 다시 술을 마시게 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정실인사 도마에=“얼마나 더 많은 마이클 브라운이 있는가?” <타임>은 최신호(10월3일치)에서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어설프게 대응해 연방재난관리청장 자리에서 물러난 마이클 브라운을 빗대, 능력과 경험보다 관계를 중시하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부적절한 인사를 꼬집었다.

이런 연고주의는 미국 대통령제의 오랜 관행이지만,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의제를 밀어붙이기 위해 그 어느 대통령보다 적극적으로 ‘정치적 친구들’을 주요 자리에 앉히고 있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데이비드 사파비안 연방조달정책국장도 그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2003년 국장에 임명되기 전까지 정부 계약으로는 국방부의 헬리콥터 구매에 간여한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종이클립에서 핵잠수함 구매에 이르기까지 해마다 3천억달러 가량의 돈을 주무르고 있다. 더욱이 그는 뇌물 수수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와 함께 일했던 전력이 있어, 1974년 연방조달정책국이 생긴 이래 최악의 국장이라는 내부평가를 받고 있다.

네오콘(신보수파)의 주장을 대변하는 미국기업연구소(AEI) 출신인 스콧 고틀리에프 식품의약청(FDA) 부국장 역시 그에 못지않다. 그는 부국장을 맡기 직전까지 월스트리트의 뉴스레터와 <포브스> 등의 편집자로 일하면서 식품의약청의 신약 승인이 너무 굼뜨다고 비판했다.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 식품의약청장을 지낸 도널드 케네디는 “부국장은 식품의약청 내부에서 경력을 쌓은 과학자나 전문가들이 맡는 자리”라고 비판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런 ‘정실인사’는 자신의 인사담당 특별보좌관을 지낸 줄리 마이어스를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반 책임자로 임명하면서 정치공방으로 발전했다. 민주당은 마이어스가 ‘자격’은 없지만 ‘연줄’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며 정실인사의 표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민세관단속반은 국토안보부 산하 22개 기구의 하나에 불과하지만, 테러리스트의 미국 잠입을 막는 핵심 업무를 수행한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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