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개인명의 등록계정 피해 추정
“군사망은 안전…기밀 내용 없어”
“군사망은 안전…기밀 내용 없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을 자칭한 해커가 12일 미군 중부군사령부의 트위터·유튜브 계정을 ‘점령’한 뒤, 이 계정으로 미 국방부가 출처라는 자료들을 공개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은 중부군사령부의 사회관계망 계정을 해킹한 뒤 계정이 정지되기 전까지 약 40분간 여러 글을 게재했다. 이들은 “미국 군인들이여, 우리가 오고 있다. 등 뒤를 조심하라. ISIS”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또 자신들을 ‘사이버 칼리프국’으로 지칭하면서 ‘사이버 지하드(성전)’를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중부군사령부의 유튜브 계정에서는 이슬람국가를 선전하는 동영상 2건을 올렸다.
특히, 이들은 북한 및 중국과의 가상 전쟁 시나리오를 묘사하는 슬라이드를 공개했다. 북한 관련 4개 슬라이드 중 하나는 함남 덕성군 미사일 기지에서 ‘48시간 안에 핵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의심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는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해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만, 이 슬라이드의 출처가 어디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 핵시설이 22개라고 주장하는 또다른 슬라이드는 미국과학자연맹(FAS)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것이지만, 원출처는 한국의 한 주간지가 1994년에 탈북자 증언 등을 토대로 작성한 지도로 확인됐다. 또 이들이 공개한 미 국방부 간부들의 전화번호는 국방부 홈페이지에서 검색이 가능한 것이다.
미 국방부는 미국의 군사 네트워크망이 해킹당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중부군사령부 사회관계망 담당자가 개인 명의로 등록한 트위터·유튜브 계정에 추가 보안 조처를 취하지 않아 해킹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이들이 공개한 자료들은 의회 청문회 자료를 포함해 대부분 웹사이트에 올려져 있는 자료들로 기밀 자료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슬람국가에 소속됐다고 밝힌 해커가 시리아 및 이라크 내 이슬람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수행하는 조직인 미군 중부군사령부의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잠시나마 장악해 미 국방부를 곤혹스러운 처지로 내몰았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 관련 자료와 관련해 “새로운 내용이 없는 것 같다. 함남 덕성에 지하 미사일 기지를 건설한다는 얘기는 몇 해 전 보도된 내용이고, 핵탄두 소형화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박병수 선임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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