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안명훈 차석대사가 1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미가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면 북한도 핵실험을 임시 중단하겠다는 북한의 제안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성 김 대북정책대표 “환상 안가져
독자적·다자적 압력 가할 것”
북 유엔주재 차석대사는 회견 자청
“미국에 직접설명 준비돼있다”
독자적·다자적 압력 가할 것”
북 유엔주재 차석대사는 회견 자청
“미국에 직접설명 준비돼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와 의회가 13일(현지시각) 한목소리로 대북 제재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영화 <인터뷰> 제작사인 소니 픽처스 해킹 사건의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성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가 주최한 ‘북한의 위협: 핵·미사일·사이버’ 청문회에서 “북한이 불법 무기와 도발, 인권침해를 스스로 포기할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며 “북한이 파괴적 정책 결정을 하는 데 대한 비용을 증가시키기 위해 독자적·다자적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금융 담당 차관보는 “북한이 불법적 행동을 계속하는 한, 재무부는 그런 행동에 대한 금융 비용을 높이고 북한이 국제법을 준수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가용 가능한 수단들을 계속해서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두 당국자들의 발언이 제재를 강조한 것은 분명하지만, 제재와 관련해 새로운 내용을 밝힌 것은 없었다. 지난 2일 발표한 대통령 행정명령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북한이 새로운 도발을 할 경우 추가 제재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교 소식통은 “앞으로 북한이 핵실험 등을 한다면 달라지겠지만 지금은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공화)은 “북한의 도발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북한 정권으로 유입되는 외화를 차단해야 한다”며 조만간 금융제재 법안을 상정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북한 정권을 지원하는 아시아 및 그외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20여명의 여야 의원들이 대부분 대북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의 안명훈 차석대사는 한·미 합동군사훈련과 북한의 핵실험을 임시중지하자는 북한 쪽 제안과 관련해, “우리는 이 제안 뒤에 있는 의도를 미국에 직접 설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1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이렇게 밝히면서, “이 제안이 실행된다면 올해 한반도에서 매우 의미있는 함의를 갖는 많은 일들이 가능할 것”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북한의 제안을 거부한 데 대해 국제 언론들을 통해 미국에 직접 대화를 다시 압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미국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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