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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오바마, 인종주의 철폐에는 미적미적”

등록 2015-01-20 20:22수정 2015-01-20 22:07

미국 플로리다주의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서 열린 30번째 마틴 루서 킹 기념 연례행진에 참가한 한 여성이 교회 버스에 내걸린 현수막 속 킹 목사의 손에 자신의 손을 맞대고 있다.  세인트피터즈버그/AP 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의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서 열린 30번째 마틴 루서 킹 기념 연례행진에 참가한 한 여성이 교회 버스에 내걸린 현수막 속 킹 목사의 손에 자신의 손을 맞대고 있다. 세인트피터즈버그/AP 연합뉴스
WP, 인종문제 관점 불변 꼬집어
미국인 52% ‘피부색으로 인격 판단’
“인종 문제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기존의) 시스템 안에서 꾸준한 전진을 모색하는 쪽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흑인 인권운동 지도자 마틴 루서 킹(1929~1968) 목사의 기념일(매년 1월 셋째 월요일)을 맞은 19일, 미국의 한 언론은 이 나라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의, 인종 문제에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를 꼬집는 기사를 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치 신문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 6년 동안 동성결혼, 국가안보 같은 문제에 대한 시각은 진화해왔지만 인종 문제에 대한 관점은 거의 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달새 미국에선 백인 경찰의 총과 폭력에 비무장 흑인이 숨지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흑백 갈등이 위험수위로 치달았다. 많은 미국인들은 오바마에게 마틴 루서 킹과 같은 열정과 화끈한 발언을 기대했지만, 오바마의 메시지는 20~30년 전 젊은 시절 시카고에서 시민운동을 하던 당시의 것들과 다를 게 없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분노와 폭력에 넘어가지 말 것, 개선하기 위한 노력, 법적 시스템, 기대보다 훨씬 늦을지라도 변화는 찾아오며 사정은 나아질 것이란 희망 등이 핵심이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대니얼 길리언 연구원은 오바마가 1960년대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 이후 지금까지 민주당 대통령 가운데 취임 첫 2년 동안 인종문제에 대해 가장 말을 아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올해 마틴 루서 킹의 날 미국 흑인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는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미국 주요 도시들에선 기념행사뿐 아니라 최근 잇따라 백인 경찰의 총과 폭력에 비무장 흑인 청년들이 숨진 사건에 항의하는 과격한 시위도 벌어졌다.

마틴 루서 킹의 딸인 버니스 킹 목사는 아버지의 고향인 애틀랜타에서 열린 집회에서 “일부 나쁜 경찰관들의 총에 스러진 수많은 (흑인) 남성과 여성들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불의에 맞서 행동하자”고 촉구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그는 다만 “킹 목사는 ‘비폭력 공존’과 ‘폭력적 공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가르쳤다”며 평화적 수단을 강조했다.

미국내 인종 갈등에 대한 흑인과 백인의 온도차는 확연하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엔비시>(NBC) 방송이 19일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오늘날 미국이 킹 목사가 꿈꿨던 ‘사람을 피부색이 아닌 인격으로 판단하는 나라냐’는 물음에 흑인 응답자의 52%가 “결코 아니다”라고 답했으며, “그렇다”는 의견은 16%에 그쳤다. 반면, 백인 응답자 중에선 정반대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16%에 불과해 흑백 간에 극단적인 시각 차이가 확인됐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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