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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판 조현아’…패리스 힐튼 남동생 기내 난동

등록 2015-02-05 11:36수정 2015-02-05 20:01

“죽여버리겠다” “하찮은 것들” 승무원·승객에게 폭언·욕설
40여분간 승무원 업무 마비…최고 징역 20년형 가능성
재벌가 자제의 기내 난동은 국적 불문일까? 미국 ‘호텔 재벌’ 힐튼가의 아들이 기내에서 폭언과 폭행으로 승무원과 승객을 위협하고 40여분간 승무원들의 업무를 마비시켜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패리스 힐튼의 막내 동생이자 ‘호텔 재벌’ 힐튼가의 차남 콘래드 힐튼(20)이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들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3일(현지시각) 미 연방수사국(FBI)에 자수해 조사를 받았다. 어두운 양복 차림에 손과 발이 묶여 미 연방지방법원에 들어온 힐튼은 다음달 5일 법정 출석을 요구받았고, 10만달러의 보석금을 낸 뒤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4일 보도했다.

법원에 제출된 범죄사실 보고서 등을 보면 힐튼은 지난해 7월31일 영국 런던발 영국항공(269편)에 탑승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는 10시간 동안 난동을 부렸다. 이륙 5분 뒤부터 난동은 시작됐다. 그는 ‘안전벨트 착용’ 경고등을 무시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승무원들의 착석 요구는 가볍게 무시했다. 이후 자신을 따라다니는 승무원에게 힐튼은 “××, 당신을 죽여버릴 거야” “묻어버릴 거야”라는 등의 욕설을 퍼부었다. 이를 지켜본 아이들은 울음을 터트렸다. 승객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자 힐튼은 욕설을 중간중간 섞어가며 “난 여기 탄 누구든 소유할 수 있다. 그들은 소작농(peasants)들이야”라고 소리쳤다. 중세 봉건시대에나 썼던 표현을 쓰며 승객들을 ‘하찮은 아랫것’이라고 부른 것이다.

승무원들을 향해서는 “소작농의 편을 든다”고 화를 내다가, 어느 순간에는 “내가 여자친구와 막 헤어져서 그렇다”고 말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힐튼은 승무원의 멱살을 잡으며 “당신들 모두 5분 안에 해고할 수 있다. 나는 너희 보스를 잘 안다”고 협박했다. 또 “우리 아버지가 돈으로 해결해줄 것이다. 전에도 그랬다. 아버지는 지난번엔 30만달러(3억3000만원)를 내줬다”고 말했다. 힐튼의 아버지 릭 힐튼은 힐튼호텔을 세운 콘래드 니컬슨 힐튼의 손자다.

승무원들은 힐튼이 비행기 화장실에서 흡연을 했고, 화장실의 흡연감지 장치를 휴지로 틀어막아 경보가 울리는 것을 막았다고 전했다. 한 승무원은 힐튼의 행동이 너무 비이성적이어서 “마약을 한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착륙 1시간쯤 전 힐튼이 잠이 들며 사태는 일단락됐다. 승무원들은 담요와 수갑을 이용해 잠든 힐튼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제어했다. 이 과정에서도 한차례 실랑이가 있었다. 승무원들은 착륙 직후 경찰에 신고했다. 힐튼의 변호사는 힐튼의 행동이 ‘수면제의 영향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 연방 운송관련법은 ‘미국에 착륙 예정인 비행기 등 미국의 특별 항공관할 내에서 탑승자가 조종사 또는 승무원을 위협해 업무를 방해할 경우’ 최고 징역 20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힐튼의 혐의가 인정되면 징역 20년형까지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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