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거쳐 법원에 계속 수사 요청
판사 결정 따라 대통령 기소 가능
대통령 측근들 “사법쿠데타” 반발
판사 결정 따라 대통령 기소 가능
대통령 측근들 “사법쿠데타” 반발
아르헨티나 검찰이 현직 대통령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나섰다. 현직 대통령의 체포까지 고려하며 혐의를 캐던 검사의 의문사 이후, 답보 상태에 빠졌던 사건의 수사를 검찰이 계속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대통령의 측근들은 ‘사법 반란’이라며 반발했다.
헤라르도 폴리시타 검사는 법원에 1994년 폭탄 테러의 배후에 대한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키르치네르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아르헨티나 현지 일간 <클라린> 등이 13일 보도했다. 폴리시타 검사는 지난달 18일 주검으로 발견된 알베르토 니스만 검사의 후임이다. 폴리시타 검사는 며칠 동안 니스만 검사가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검토한 뒤 검찰 내부 토론을 거쳐 법원에 수사보고서를 다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사건은 다니엘 라페카스 판사의 손으로 넘어갔다. 라페카스 판사는 검사의 기록을 검토한 뒤 수사 개시 혹은 기각 여부를 일차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수사보고서에서의 범죄 혐의가 충분히 소명된다고 판단되면 판사는 검사에게 대통령의 혐의들에 대한 새로운 수사 개시를 명할 수 있으며, 이후 대통령의 기소까지 이어질 수 있다.
키르치네르 대통령의 최측근인 호르헤 카피타니치 수석장관은 “대통령에 대한 사법 쿠데타가 시도되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대통령의 또다른 측근인 내무교통장관은 “대통령에 대한 기소는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르헨티나 검사들은 폴리시타 검사 지지 뜻을 분명히 하며 이번주 대대적인 시위를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알레한드로 힐스 검찰총장은 1994년 폭탄테러 사건 조사에 검사 3명을 투입해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혀 파장이 커질 모양새다.
니스만 검사는 의회에서 ‘키르치네르 대통령 등이 1994년 이스라엘-아르헨티나 친선협회(AMIA) 건물 테러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증거를 의회 청문회에 제시하기로 한 바로 전날 숨진 채 발견됐고, 이 사건은 아르헨티나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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