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젭 부시(62)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아내 콜룸바 부시(62)는 남편이 주지사로 재직하던 1999년 프랑스 파리로 혼자 쇼핑 여행을 다녀왔다. 콜룸바는 1만9000달러(약 2100만원) 상당의 고급 옷과 보석을 사고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입국하려다 걸려 구금을 당하고 4100달러의 벌금까지 물어야 했다. 그는 당시 한 행사에서 인생 최악의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콜룸바는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2000년 5월 플로리다주 남부 보석상 메이어스에서 대출까지 받아가며 하루에 4만2311달러(약 4700만원)어치의 보석을 구입했다. 당시 구입한 물품은 다이아몬드 귀걸이(2만5600달러), 불가리 팔찌(1만500달러), 다이아몬드 목걸이(3200달러) 등이다. 대출금은 남편이 다음해 갚았다. <워싱턴포스트>가 이 보석상의 판매내역을 입수해서 분석한 결과, 콜룸바는 1995년부터 2009년까지 9만달러(약 1억원)어치의 장신구와 시계를 사들였다. 대금 결제를 위해 최소 다섯 차례나 대출까지 받았다.
부시 전 주지사는 2000년 기준으로 자산 230만달러를 보유하고, 연 수입도 20만달러를 넘는 터라 아내의 사치 취향이 별 문제가 안 될 수도 있다. 아내가 세관에서 망신을 당할 당시 그는 “많은 돈이다. 그러나 이건 나와 아내의 문제”라며 남들이 상관할 바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내의 ‘보석 사랑’은 부시 전 주지사의 대권 가도에 큰 짐이 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부시 전 주지사가 빈부격차 문제도 주요 의제로 제시하면서 대권 가도에 뛰어든 만큼 콜룸바의 무절제한 소비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민주당 대권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거액의 강연 수수료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콜룸바는 인터뷰에 거의 응하지 않는 등 외부 노출을 꺼리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멕시코 태생으로 남편이 대권을 거머쥘 경우 미국 역사상 첫 중남미계 영부인이 된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