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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뉴욕 부동산 재벌, 다큐 찍다 ‘살인 자백’

등록 2015-03-16 20:17수정 2015-03-16 21:33

로버트 더스트(71)
로버트 더스트(71)
15년 전 총으로 친구 살해한 혐의
자신 소재 영화에 다큐 출연 결심
촬영중 “다 죽였지” 혼잣말로 탄로
“대체 내가 뭘 했냐고? 물론, 다 죽여버렸지.”

미국 뉴욕 맨해튼의 마천루 건물 11곳을 소유한 미국 부동산 재벌가의 맏아들이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그가 전 부인과 친구, 이웃까지 살해했다는 오래된 의혹들을 파헤친 6부작 다큐멘터리의 마지막 편이 방영되기 하루 전이었다. 이 다큐에는 그가 혼잣말로 범행을 시인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14일 미국 뉴올리언스의 한 호텔에서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게 붙잡힌 로버트 더스트(71·사진)는 에버레트 워드라는 가명을 쓰고 있었다. 그는 지난달 미국 에이치비오(HBO) 방송에서 자신의 삶과 의혹을 다룬 다큐 <더 징크스>가 방영되자 지난 10일께 도망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더스트가 외국으로 도주할까 우려하던 참이었다.

더스트는 15년 전 친구인 수잔 버먼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애초 더스트를 버먼을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으나, 증거를 잡지 못했다. 버먼이 집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2000년 12월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 경찰서에는 익명의 쪽지가 전해졌다. 버먼의 집에 “시체”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더스트는 33년 전 사라져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그의 첫째 부인의 행방과 관련해서도 의혹을 사고 있다. 더스트는 버먼의 죽음 뒤 수사당국이 첫부인 실종 사건을 재수사한다는 소식에 행적을 감췄다. 텍사스주에 정착한 더스트는 언어장애를 가진 할머니로 변장해 숨어 지내던 중 이웃을 죽이고 주검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재판에 넘겨졌으나 정당방위로 풀려났다.

더스트의 발목을 잡은 것은 바로 그 자신이었다. 그는 2010년 자신을 소재로 한 영화 <올 굿 싱스>(All good things)를 본 뒤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이번 다큐를 만든 앤드루 자레키와 마크 스멀링에게 연락을 했다. 다큐 제작자들은 버먼의 아들한테서 더스트가 버먼에게 보냈다는 편지를 입수했다. 편지봉투에는 경찰서에 전해진 ‘시체 쪽지’에서와 같이 베벌리힐스의 철자가 잘못 쓰여 있었다. 더스트의 필적 감정을 의뢰한 제작진은 필적이 일치한다는 확인을 받았다.

15일 방송을 탄 다큐의 마지막편의 대미는 3명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의 베일을 벗기는 듯한 더스트의 말로 장식됐다. 다큐 인터뷰를 찍으며 무선 마이크를 착용했던 더스트는 혼자 화장실에서 “대체 내가 뭘 했냐고?”라고 중얼거린다. 그는 혼잣말로 “물론, 다 죽여버렸지”라고 말한다. 제작진은 3년 전 녹음된 이 음성을 10개월 전에서야 확인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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