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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네타냐후 발언에 오바마 분노…‘이스라엘 옹호 안할수도 있다’

등록 2015-03-20 19:26

중동정책 핵심 ‘두국가 해법’ 부정에
‘유엔서 팔 독립국가 창설 지지’ 경고
미국 백악관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선거일 직전에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아 이스라엘 압박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네타냐후 총리가 19일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문제의 발언을 철회했으나 백악관의 분노를 달래기는 힘들어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오전 미 <엠에스엔비시> 방송에 출연해 상황 개선을 전제로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면서, 며칠 새 말을 번복했다. 그는 “나는 정책을 바꾼 게 아니다. 지속 가능하고 평화로운 두 국가 해법을 원한다”며 “다만, 그러려면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 국가 해법이란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성사시켜 유대 국가와 팔레스타인 국가의 공존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란 핵협상 반대와 미 의회 연설로 감정이 쌓일 대로 쌓인 백악관 쪽은 그가 불리한 선거 판세를 반전시키고자 두 국가 해법까지 내팽개치자 분노가 폭발했다. 두 국가 해법은 미국이 그동안 추구해온 중동평화협상의 핵심 원칙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스라엘 총선이 끝난 지 이틀이 지난 19일 저녁에서야 네타냐후 총리에게 축하 전화를 걸었다. 말이 축하지, 사실상 경고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공식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오래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백악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두 국가 해법 철회 발언과 관련해 ‘미국은 우리의 선택을 재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대 이스라엘 정책을 바꿀 수 있음을 직접 경고한 것이다.

이날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선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했다. 그는 “미국이 유엔에서 취했던 태도들은 두 국가 해법이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생각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며 “이제 우리의 동맹(이스라엘)이 이 해법을 따르지 않겠다고 한 만큼 우리도 입장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그동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가자지구 등을 점령하기 이전인 1967년 국경을 기준으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창설하자는 내용의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해왔는데, 이를 재검토하겠다는 말이다. 미국이 만약 유엔에서 이스라엘을 버린다면 이스라엘에겐 엄청난 타격이 된다. 다만, 어니스트 대변인은 “현 시점에서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중동 정세를 감안할 때, 백악관의 이런 공세적 태도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분명한 것은 백악관이 이 사안을 이스라엘 압박용으로 십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이란 핵협상 타결을 외교적 업적으로 남기려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이스라엘의 반대를 누그러뜨리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이란 새해를 앞두고 이란 국민들에게 유튜브 동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우리는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역사적 기회를 맞고 있다. 우리는 이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란 여론에 직접 호소하는 방식으로 이란 지도자들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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