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이스라엘, 즉각 부인
미국도 이스라엘 감청 과정 적발
미국도 이스라엘 감청 과정 적발
미국과 이스라엘이 팽팽한 긴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엔 이스라엘이 비공개로 진행된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내용을 몰래 빼내 협상 자체를 반대하는 미국 의원들에게 건넸다는 의혹이 양국 관계에 재를 뿌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즉각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23일(현지시각)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이 지난해 이스라엘이 이란 핵협상 비공개회의를 염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5개국과 이란 대표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은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이스라엘은 도청에 더해 미국 정부의 비밀 브리핑 내용과 유럽의 외교 연락책·정보원 등한테서 정보를 수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가 핵협상 내용을 파악해 소송을 제기하려는 계획의 일환이었다고 미 의원 등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달 초 미 의회 연설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협상은 “이란에 (핵)폭탄으로 향하는 길을 닦아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신문은 백악관 역시 이스라엘 관리들의 통신을 감청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쪽 스파이 활동의 꼬리를 밟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관리들 간에 오가는 메시지를 엿보던 미 정보당국에서 비공개 협상에서밖에 얻을 수 없는 정보를 확인한 것이었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첩보 활동 자체보다는 이스라엘이 이란 핵협상을 어그러뜨리기 위해 미국 의원들과 자료를 공유했다는 사실에 백악관이 분노했다고 미 관리들이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계자는 신문의 보도가 “완전히 거짓”이라며 즉각 부인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지도자들에 대한 감시 활동 등 다른 방법으로 정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와 중국은 3월말을 이란 1차 협상 마감 시한으로 정하고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대신 제재를 풀어주는 방안의 세부적인 협상 초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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