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아베가 7일 뒤 연설할 그 자리에서…미 의원들 “과거 사죄 기회 삼아야”

등록 2015-04-22 20:13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오른쪽)가 2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의사당을 방문해 마이크 혼다 미국 하원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혼다 의원을 비롯해 미 하원의원 4명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주일 뒤 미 상·하원 합동연설을 할 연단에서 아베 총리의 과거사 사과를 촉구하는 연설을 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오른쪽)가 2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의사당을 방문해 마이크 혼다 미국 하원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혼다 의원을 비롯해 미 하원의원 4명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주일 뒤 미 상·하원 합동연설을 할 연단에서 아베 총리의 과거사 사과를 촉구하는 연설을 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혼다 등 의원 4명 등단, 특별연설
미국 하원의원 4명이 21일(현지시각) 저녁 7시께 워싱턴 미 의사당 본관에 있는 하원 본회의장 연단에 차례로 섰다. 바로 일주일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연설을 할 장소다. 이날 공식회의가 끝난 뒤였지만 이들 의원들은 아베 총리의 연설이 과거사에 대해 진정한 사죄를 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촉구하고자 특별연설을 신청했다.

“더 이상은 안 된다. 2차대전 종전 70년이 지난 지금, 아베 총리가 일본 정부의 무게를 실어 분명하고도 명백한 사과를 해야 할 때다.”

백발이 성성한 마이크 혼다 의원(민주·캘리포니아)이 본회의장이 떠나갈 정도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일갈했다. 혼다 의원은 “어떤 사람들은 일본이 충분히 사과했다면서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지속적인 역사 수정주의적 시도를 보면, 우리가 평화와 화해를 위해 한 걸음을 뗄 때마다 일본 정부는 두 걸음씩 후퇴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혼다 의원은 2007년 미 하원 ‘결의 121호’에서 일본 정부를 향해 ‘일본군이 젊은 여성들을 강제로 성적 노예 상태로 만든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하며, 다음 세대에 이를 올바로 교육시켜야 한다’고 촉구했으나, 일본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연설은 2007년 미 하원 청문회에 나와 증언했던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7) 할머니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져 더욱 주목을 받았다. 지난 19일 미국에 도착한 이 할머니는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회장 이정실) 관계자들과 시민참여센터 김동석 상임이사 등과 함께 방청석에서 의원들의 발언을 들었다.

혼다 의원은 이 할머니가 1944년 위안부로서 겪었던 참상을 거론하면서 “이 할머니는 20만명이 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아직 살아있는 100명 미만의 생존자들 중 한명”이라며 “이 할머니를 포함해 이미 세상을 떠난 수십만명의 영혼들이 아직 정의와 평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장내를 숙연케 했다. 그의 연설은 20분이나 이어졌다.

다른 세 명의 의원들은 ‘1분 연설’ 제도를 활용해 짤막하게 요점을 얘기했다. 의원들은 모두 아베 총리의 이번 연설이 일본 총리로는 사상 처음으로 하는 미 의회 합동연설인 만큼 이를 역사적인 기회로 활용할 것을 촉구했다.

스티브 이즈리얼 의원(민주·뉴욕)은 “아베 총리는 일본의 전쟁 역사와 성적 노예라는 잔혹행위를 정직하게 얘기해야 한다”며 “이를 무시한다면 매우 곤란한 미래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아베 총리는 다음주 이 자리에 서서 진실의 빛에 상처를 드러냄으로써 치유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빌 패스크렐 의원(민주·뉴저지)은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에 관한 연설을 함으로써 치유와 겸손한 화해의 토대를 놓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으며, 찰스 랭걸 의원(민주·뉴욕)은 “아베 총리가 일본이 전후 쌓아온 정직성을 이번 연설을 통해 회복하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