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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인까지 숨지게 한 드론 공습…오바마 “깊이 후회”

등록 2015-04-24 19:19수정 2015-04-24 20:44

1월 파키스탄 알카에다 시설 공습
인질 잡혀있던 미국인 등 2명 사망
미 정부 수주일 지나서야 확인
무인기 공습 정당성 논란 거세져
미국이 알카에다를 상대로 벌인 무인기(드론) 공습으로 미국인 등 인질 2명이 숨진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그동안 민간인을 살해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무인기 공습으로 자국인까지 숨지면서 미국에서 무인기 공습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각) 중앙정보국(CIA)이 지난 1월 파키스탄의 알카에다 시설을 공습할 때 인질로 붙잡혀 있던 미국인 1명과 이탈리아인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인질들이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믿을 근거가 없었다”고 말했다. 수백 시간 동안 해당 시설을 감시하고 감청했지만 인질들의 흔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자 총사령관으로서 미국의 모든 대테러작전에 대한 책임은 내게 있다”며 “깊이 후회한다”고 말했다.

미 언론의 취재에 응한 복수의 당국자들은 정부가 공습 뒤 수주일이 지나도록 인질들의 희생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중앙정보국은 공격에 앞서 파키스탄 서부 샤왈계곡에 위치한 한 시설에서 남성 4명의 움직임을 감시해 왔으며, 이들이 우즈베키스탄 출신 알카에다 연계 세력일 것으로 추정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미 정부는 파키스탄의 경우 표적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아니라 행동방식 분석에 기반한 무인기 공습을 허용했다. 민간인 희생을 낳는다는 비난이 빗발치자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이듬해부터 이같은 공습은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월 공습도 알카에다 요원들의 시설이라는 ‘높은 확신’ 만으로 이뤄졌다.

중앙정보국은 공격 뒤 6구의 주검이 발견되자 사태 파악에 나섰다. 수주일 뒤에야 2011년 파키스탄에서 알카에다에 인질로 붙잡힌 미국인 워런 와인스틴(73)과 2012년 붙잡힌 이탈리아 구호요원 조반니 로 포르토(39)가 무인기 공습으로 숨진 사실을 확인했다. 중앙정보국은 또 미국 출신 알카에다 간부 아흐메드 파루끄의 사망도 확인했다. 또 당시 추가 공습으로 알카에다 대변인으로 알려진 미국인 아담 가단도 숨졌다는 결론을 내렸다. 모두 의도하지 않은 결과였다.

파키스탄과 예멘에서 이뤄진 무인기 공습은 오바마 정부가 불필요한 희생없이 테러 조직원들을 표적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도입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무인기 공습 희생자는 3852명으로, 이 가운데 476명은 민간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2002년 이후 미국의 무인기 공습으로 최소 8명의 자국민이 숨졌는데, 표적 제거된 알카에다 간부는 2011년 예멘에서 살해된 안와르 아울라끼 1명뿐이라고 꼬집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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