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4일 무함마드 만평 대회 총격사건이 벌어진 텍사스주 갈런드 커티스 컬월 센터에서 현장을 보전하고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갈런드/AFP 연합뉴스
가담 시도했다 4년전 보호관찰형
경찰, 모니터링…공격 파악 못해
다른 한 명은 수사대상인 적 없어
IS, 미 본토 테러 첫 주장·예고도
경찰, 모니터링…공격 파악 못해
다른 한 명은 수사대상인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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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갈런드에서 4일 발생한 무함마드 만평대회 총격사건의 2명 용의자 중 한명은 지하드(이슬람 성전) 추종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슬람국가(IS)는 이번 총격 사건을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경찰에 사살된 용의자 엘턴 심슨(30)은 2011년 아프리카 소말리아로 떠나기 직전에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된 이력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연방수사국은 2006년부터 이슬람교 개종자로 가장한 정보원을 그에게 접근시켜 1500시간가량의 대화를 녹취했다. 심슨은 2009년에 “우리는 전쟁터로 갈 수 있다”며 “이제 움직일 시간”이라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당시 검찰은 그가 “폭력적인 지하드에 가담할 목적”으로 소말리아에 가려 했으나 수사기관에 거짓말을 했다면서 기소했으며, 법원은 3년간 보호관찰형을 선고했다. 미국 태생인 그는 고등학교 때 이슬람교로 개종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경찰은 몇달 전에 심슨에 대한 조사를 다시 시작했다. 심슨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관한 글을 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온라인에 올라오는 그의 글을 모니터링해왔으나 이번 공격에 관한 계획은 미리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총격전이 벌어지기 직전에 ‘#texasattack’이란 해시태그를 단 글도 심슨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것이라고 경찰 쪽은 밝혔다. 특히 이 계정에는 2011년 미국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예멘에서 숨진 알카에다 지도자 안와르 아울라끼의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아울라끼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만평 작가들에 대한 공격을 주장해온 인물이다.
또다른 용의자인 나디르 하미드 수피(34)는 무슬림으로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카펫 청소 사업에 종사해왔다. 미국 태생이지만 1998년 파키스탄에서 대학을 졸업했다. 수피는 지금까지 미국 수사당국의 조사 대상에는 오르지 않은 인물이다. 경찰은 외국 테러단체가 이번 사건에 개입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슬람국가는 5일 자체 라디오방송을 통해 “우리 전사 2명이 갈런드의 전시장 공격을 감행했다”며 “이 전시는 예언자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이슬람국가는 “앞으로 더 크고 쓰라린 사건이 벌어질 것임을 미국에 말해둔다”며 “전사들의 끔찍한 행동을 보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슬람국가가 미 본토에서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은 처음이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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