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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갱단보다 더 폭력적인 ‘폭주족’…마약 밀매에 총격전까지

등록 2015-05-19 20:02수정 2015-05-19 21:31

미국 텍사스주 웨이코의 트윈피크스 레스토랑에서 폭주족 조직들 사이의 총격전이 벌어진 17일 붙잡힌 폭주족들 앞에 한 경찰관이 서 있다.  웨이코/AP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웨이코의 트윈피크스 레스토랑에서 폭주족 조직들 사이의 총격전이 벌어진 17일 붙잡힌 폭주족들 앞에 한 경찰관이 서 있다. 웨이코/AP 연합뉴스
‘텍사스 혈투’ 폭주족 들여다보니
웨이코 한 식당에서 조직간 총격전
9명 사망…170명 살인죄로 입건
‘밴디도스’ 시작은 일탈 참전용사
13~14개국 걸쳐 2500명 거느려
텍사스 둘러싼 영역 다툼 가능성
미국 텍사스에서 현대판 ‘황야의 무법자’들은 왜 혈투를 벌였을까?

17일 미국 텍사스주 웨이코의 한 식당에서 시작된 라이벌 폭주족 조직간의 총격전으로 9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당한 데 이어 17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번 사건은 화장실에서 시작된 주먹다짐이 칼부림으로 번졌고, 이어 무차별 총격전으로 끝났다. 애초 이들은 오토바이족의 권리를 논의하기 위해 모였다. 아직 수사당국은 어떤 이유에서 이 싸움이 시작되고 번졌는지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알려진 것과 달리 ‘주차 문제’ 때문에 촉발된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웨이코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한 170여명의 폭주족을 사형에 처할 수 있는 살인죄로 18일 입건했다.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은 ‘나쁜놈 대 나쁜놈’ 사건이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는 세계적 조직망을 갖춘 폭주족 조직들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우선 악명높은 폭주족 조직 ‘밴디도스’가 있었다. 밴디도스는 1966년에 텍사스에서 결성된 뒤 주에서 가장 큰 폭주족 조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밴디도스는 현재 13~14개국에 걸쳐 2500여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세계적 조직이다. “우리가 바로 우리 부모들이 조심하라고 했던 그 사람들”이라는 모토를 내건 밴디도스는 마약의 생산과 운반·거래 등으로 미국 내에서 범죄조직으로 낙인찍혔다. 1990년대 총격전에서 붙잡힌 밴디도스 조직원들은 “하느님은 용서하지만, 밴디도스는 용서하지 않는다”고 했다.

밴디도스를 비롯한 미국 폭주족 조직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참전용사들이 일탈을 택하며 만들어졌다. 전문가들은 일상을 거부한 이들이 참전 보상금으로 오토바이를 마련해 떼지어 다니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최근에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돌아온 군인들이 새로운 폭주족 조직들을 만들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웨이코의 트윈피크스 레스토랑 주차장에서 폭주족 조직들 사이의 총격전이 벌어진 17일 경찰 관계자들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웨이코/AP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웨이코의 트윈피크스 레스토랑 주차장에서 폭주족 조직들 사이의 총격전이 벌어진 17일 경찰 관계자들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웨이코/AP 연합뉴스
이런 까닭에 미국의 폭주족 조직들은 일반 갱단보다도 훨씬 전투적이며 일사불란하게 행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미국 정부를 위해 일한 폭주족 정보원 찰스 팔코는 “이들은 (조직간) 전쟁을 (갱단들보다) 훨씬 능숙하게 치른다”고 <비비시> 방송에 말했다. 그는 “그들은 영역에 굉장히 민감하다”며 “(이들의 분쟁은) 모두 영역 다툼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7일 폭력사태도 텍사스를 둘러싼 조직간 영역 다툼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밴디도스는 텍사스를 자신들의 영역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총격전에 휘말린 또다른 텍사스 태생 폭주족 조직 ‘코색스’는 “(밴디도스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총격전이 벌어진 트윈피크스 식당에서 숨진 9명 가운데 8명이 코색스 조직원이었다. 밴디도스 쪽은 코색스가 이날 현장에서 열린 텍사스 폭주족 조직 연합모임의 일원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다.

미 수사당국자들도 이번 총격전이 기본적으로 밴디도스와 코색스 간의 싸움이었다고 밝혔다. 코색스와 연관된 다른 소규모 조직들도 연루됐으나 모두 공개되지는 않은 상태다.

일부 미국 언론은 세계 최대 폭주족 조직 ‘지옥의 천사들’의 지원을 받는 코색스가 밴디도스의 횡포에 맞서 도발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폭주족 세계의 1인자(지옥의 천사들)와 2인자(밴디도스)의 전투였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이유다. ‘지옥의 천사들’은 1948년 출범한 조직으로 성폭행과 마약·폭력 범죄를 자행해 곧 범죄조직으로 분류됐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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