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외신기자클럽서 회견
“정상급 협의전 실무선 논의 필요”
하반기부터 본격협의 가능성
“정상급 협의전 실무선 논의 필요”
하반기부터 본격협의 가능성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21일(현지시각) “다음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러셀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반적으로 사드와 같은 종류의 특정 방어체계 문제는 정상급에서 협의·결정하기 전에 실무선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사드 배치에 대한 정부 대 정부의 협의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런 언급은 미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정식 의제로 다루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협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러셀 차관보는 존 케리 국무장관이 최근 방한 때 한 ‘사드 배치 검토’ 발언에 대해 “미국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 한·미 양자간에 논의되는 것처럼 잘못 해석되고 보도됐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미국 고위인사들의 잇따른 사드 배치 가능성 언급이 우리 정부가 주장하는 이른바 ‘3 NO’(요청·협의·결정 없음) 정책의 범주 안에 있는 것이라며, 문제삼을 만한 발언이 아니라는 안이한 태도를 보였다.
이 당국자는 이런 발언들이 결국은 한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3 NO’의 범주 안에 있는 것”이라며 “미국 내에서 검토하고 있고, 한국도 하고 있는 것 같다. 어느 단계에 가면 이걸 한번 협의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프랭크 로즈 국무부 차관보의 사드 ‘영구 배치’ 검토 발언이 한국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외교적 결례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 사안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 사람이 학술회의에 나와 얘기한 것인데, 얘기하다보면 의도하지 않았던 것을 얘기할 수 있다. 이걸 결례라고 문제 제기하는 게 반드시 잘하는 것인지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당시 로즈 차관보가 준비해온 기조연설문에 들어있었고, 국무부는 이를 언론에 배포까지 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