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키스탄 특공대 지휘관, 인터넷에 협박 동영상 올려
악명 높은 블랙워터에서 3차례 훈련…한달 전 행방 묘연
미 국무부 사실 확인…미 대테러 전략 IS에 유출 가능성
악명 높은 블랙워터에서 3차례 훈련…한달 전 행방 묘연
미 국무부 사실 확인…미 대테러 전략 IS에 유출 가능성
미국에서 대테러 훈련을 수차례 받은 타지키스탄의 경찰 특공대 간부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대원이 돼 나타났다.
이슬람국가 특유의 검은색 복장을 한 남성은 27일 인터넷에 올린 10분짜리 동영상에서 러시아어로 “들어라, 이 미국 돼지들아. 난 너희가 무슬림들을 죽이기 위해 어떻게 군인들을 훈련하는지 봤다”고 말했다. 그는 손에 든 소총을 만지며 카메라를 향해 “신의 뜻대로, 나는 이 무기를 들고 당신들의 도시와 집으로 찾아가, 당신을 죽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03~2008년까지 미국의 블랙워터 기지에서 훈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블랙워터는 2007년 이라크에서 민간인 무차별 살해를 저질러 악명 높은 미 사설 경호업체로, 노스캐롤라이나 시설에서 외국인 병사들을 훈련시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남성은 미국에서 세 차례 훈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는 남성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그가 2003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과 타지키스탄에서 5차례에 걸쳐 대테러 훈련 코스에 참가했다”며 “미 국무부의 외교안보-반테러 조력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고 밝혔다.
동영상 속 남성은 굴무로드 할리모프(40) 대령으로, 최근까지 타지키스탄 경찰 특공대 ‘오몬’(OMON)의 지휘관으로 활동했다. <로이터> 통신 등은 그가 타지키스탄에서 가장 훈련이 잘 된 요원 중 한명이라고 전하며, 지난 4월 말~5월 초께 행방이 묘연해졌다고 보도했다.
할리모프가 받은 대테러 훈련은 미국과 공조 가능한 국가의 군경에 대테러 전략·전술을 가르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테러 전략·전술 유출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 육군 정보장교 출신인 마이클 브린은 “그는 대테러 작전계획을 어떻게 짜는지, 중요시설의 보호 임무를 맡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대사관은 어떻게 보호할지 등의 노하우를 잘 알고 있다”며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할리모프는 자신이 모스크바에서 옛소련 특수부대 스페츠나츠 밑에서 훈련을 받은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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