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자전거를 타다 다리 골절상을 입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자전거를 타다 다리 골절상을 입으면서 그가 협상 수석대표를 맡아온 이란 핵협상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케리 장관은 지난달 31일 프랑스 알프스 샤모니 지역을 달리다가 넘어져 오른쪽 대퇴골 골절상을 입었다. 그는 하루 전인 30일 제네바에서 모함마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과 만나 협상을 했으며, 협상이 하루 연장될 때를 대비해 비워둔 31일 공백을 이용해 취미 활동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다. 그는 하키와 윈드서핑 등을 즐기는 운동광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외 여행을 갈 때도 전용기에 자전거를 싣고 다니는 등 자전거 타기를 좋아한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케리 장관의 부상 부위가 이전에 고관절 수술을 받은 곳과 가까워 보스턴의 주치의에게 추가 진찰을 받기로 했다”며 “부상이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며 케리 장관의 상태도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애초 31일 보스턴으로 향하려다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권고로 이를 하루 연기했다.
아직까지 그의 부상 정도가 정확히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지금까지 알려진 수준만으로도 최소 몇주는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의사들의 말을 인용해 “4~6주가량은 여행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수술까지 하게 되면 회복하는 데 몇달은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로 시한이 다가온 이란 핵협상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케리 장관이 미국에 돌아오더라도 언제부터 비행기를 다시 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며 “회복에 장기간이 걸린다면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월스트리트 저널>은 “다른 서방 외교관들은 협상이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미국 관리들은 시한 연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케리 장관은 취임 뒤 2년 3개월 동안 63개국을 돌며 외국에서 356일을 보냈다. <뉴욕 타임스>는 “그는 외교관으로서 녹초가 될 정도의 외국 일정을 소화해왔다”고 평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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