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참정권 100돌 2020년 발행
124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달러 지폐에 여성이 그려진다.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18일 “10달러 지폐에 미국 민주주의의 가치를 대변하고 기여한 여성을 정해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새 지폐는 미국 여성 참정권을 보장한 수정헌법 19조가 비준된 지 100주년을 맞는 2020년에 발행될 예정이다.
미국은 1달러 지폐에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초상을 넣어 찍어야 한다는 조항 외에는 지폐에 대한 별다른 법적 규정이 없다. 다만, 생존 인물이어선 안 된다. 현재 10달러 지폐는 알렉산더 해밀턴 초대 재무장관이 장식하고 있다.
미국 화폐에 여성이 등장하는 게 처음은 아니다. 조지 워싱턴 대통령의 부인 마서 워싱턴이 1891~1896년 1달러짜리 은 태환 지폐에 그려진 바 있다. 인권운동가이자 미국에서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 때 투표에 참여한 수전 앤서니는 1달러 은화에, 북미 인디언 쇼쇼니 족 출신 여성 새커거위아는 1달러 금화에 새겨졌다. 이 동전들은 인기가 없어 곧 제조가 중단됐다.
올 초 미국에서는 ‘20달러 지폐에 여성을’이라는 캠페인이 인기를 끌어 법안 발의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재무부는 “이미 2013년 10달러 교체 결정이 내려졌다”면서 “즐거운 우연”일 뿐이라고 말했다.
재무부는 새 10달러 지폐 모델의 구체적 후보군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미 언론들은 노예제 폐지 운동가 해리엇 터브먼과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 여성 인권운동가 로자 파크스와 수전 앤서니 등이 유력하다고 꼽았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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