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단독] 미 ‘8성 장군’의 ‘MD 한계론’…사드 한국 판매로 돌파구?

등록 2015-07-05 20:05수정 2015-07-06 15:06

육·해군 참모총장 “현 재정 불가능”
국방장관에 보낸 메모에서 확인돼
미 수뇌부 ‘MD 전략’ 수정 시사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미국 육·해군 수뇌부는 물론이고 미사일방어청(MDA) 내에서도 미국의 현재 미사일방어(MD) 전략이 한계에 부닥쳤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비 삭감 압박 속에서 막대한 개발·구매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데다, 무기 체계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도 가시지 않고 있는 탓이다.

미 국방부 내에서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한 것은 레이먼드 오디어노 육군 참모총장과 조너선 그리너트 해군 참모총장이다. 두 참모총장은 지난해 11월 당시 척 헤이글 국방장관에게 ‘탄도미사일방어 전략의 조정’이라는 제목의 한장짜리 메모를 보냈다. 4성 장군 두명이 썼다고 해서 ‘8-스타(8성 장군) 메모’로 불리는 이 문서는 올해 3월 외부에 누설됐다.

<한겨레>가 5일 확보한 이 메모를 보면, 두 장성은 잠재적 적국들의 탄도미사일 위협이 날로 강해져 미국의 현재 방어 체계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이들은 “우리의 구매 기반 전략은 현재의 재정 환경에서는 지속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금이 미국 본토 미사일방어 및 지역 미사일방어 우선 사항들을 다룰 장기적 접근법을 개발할 기회”라고 밝힌 뒤, 이 접근법을 “적의 미사일을 발사 전에 타격(left-of-launch)하는 전략과 다른 비활동적(Non-kinetic) 방어수단을 포함해 보다 지속가능하고 비용 효율적인 전체적 접근”이라고 규정했다. 비활동적 방어수단은 레이저·방해전파 발사 등 전자전이나 사이버전으로 적의 미사일 통제를 무력화하는 것을 말한다. 즉, 두 장성은 적의 날아오는 미사일을 타격하는 현재의 미사일방어 전략이 한계가 있으니,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단계에서 적의 통제사령부를 무력화시키거나 미사일을 타격하는 전략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메모에 공군 참모총장은 서명하지 않았다. 이는 공군은 미사일방어 전략에 깊이 개입돼 있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국방장관에 메모 보내
직접 타격 등으로 전환 제시

미사일방어청 토도로프 부청장
‘요격 미사일 성능 의문’ 표시

사드, 주한미군 배치뒤 한국판매 예상
“다른 나라 구매로 생산 유지 의도”

육·해군 수뇌부의 이런 인식은 미국의 미사일방어를 책임지는 미사일방어청에서도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케네스 토도로프 미사일방어청 부청장(준장)은 지난달 18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의 미사일방어 전략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군사전문지 <브레이킹 디펜스>가 보도했다. 토도로프 부청장은 잠재적인 적이 더 많은 미사일을 보유하는 상황에서 “이 모든 미사일들을 요격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요격 미사일들을 계속 구매할 수는 없다”고 털어놨다. 미사일방어용 요격 미사일의 구매가 잠재적인 적들의 미사일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데, 미국의 현재 재정 환경에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는 또 “전투원들이 좋아하고 의지할 수 있으며 신뢰하는 역량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는 구매를 더 적게 하는 대신 더 많은 연구·개발·시험·평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의 미사일방어용 요격 미사일의 성능이 의문시되는 만큼, 구매 확대에 나서기보다는 먼저 성능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브레이킹 디펜스>는 두 참모총장의 메모 내용에 대해 국방부에는 지지가 상당하나 이를 추진하기 위해선 의회를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국 당국이 외국에 미국의 미사일방어용 무기 체계를 판매함으로써 국방예산 제약의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미국은 사드를 한국에 판매하는 게 아니라 주한미군에 배치할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으나, 지금까지 경험으로 보면 주한미군에 배치한 뒤 한국에 판매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필립 코일 전 국방부 운용시험평가국장은 <한겨레>에 “미국은 미사일방어용 무기들을 생산하고 구매할 여력이 없다”며 “지금 미국이 희망하는 것은 한국·이스라엘 같은 다른 나라들이 대신 이 무기들을 구매해 줌으로써 생산라인을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길모어 현직 운용시험평가국장은 지난달 25일 워싱턴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주최 행사에서 <한겨레>와 만나 두 참모총장의 메모가 미국의 사드 한반도 배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두 장성의 메모는 미국 본토 방어용 미사일방어를 넘어 미사일방어 정책 전반을 재검토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이나, 자신은 관련 정책 결정자가 아니라면서 더이상의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