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젭 부시, 조지 부시
지지율 제자리 젭 부시
결국 조지 부시에 ‘SOS’
결국 조지 부시에 ‘SOS’
부시 가문의 ‘후광’을 거부해오던 젭 부시(62)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낮은 지지율이 좀체 오르지 않자 작전을 바꿨다. 대통령을 지낸 형 조지 부시(69·오른쪽)에게 지원 사격을 부탁한 것이다.
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뒤 처음으로 부시 형제가 나란히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부시 형제는 26일 휴스턴에서 열린 젭의 후원자 모임 무대에 함께 올랐다. 젭이 수개월째 각종 여론조사에서 5~8%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해 초조함을 드러내는 후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기획된 행사였다. <뉴욕 타임스>는 무대에 오른 형 조지가 강한 어조로 동생을 두둔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히스패닉계 유권자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동생이 멕시코 태생의 컬럼바와 결혼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공화당 경선 1~2위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가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히스패닉계의 분노를 사고 있는 것과의 차별성을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조지는 자신이 2001년 9·11 테러에 직면했을 때처럼 “동생이 성장한 배경과 그의 끈기를 볼 때 그가 예기치 않은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45분간 150여명의 거물급 후원자들 앞에서 진행된 ‘젭 부시 구하기’ 행사에선 형제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엄마 바버라의 요리 실력을 도마에 올리는가 하면 종종 화제가 됐던 조지의 ‘영어 실력’을 농담 삼아 웃음을 자아냈다. 무대 아래에선 아버지 조지 부시(91) 전 대통령 부부가 아들들을 지켜봤다. 아버지는 최근 트럼프의 부시 가문 공격 발언들에 격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아들 젭이 군소후보로 추락한 모습을 지켜보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 이날 두 아들과 나란히 오랜 후원자들 앞에 나선 것이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