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당국자 “이메일은 사기”
LA시장 “사기란 표현 부적절”
LA시장 “사기란 표현 부적절”
하룻밤 새 미국서 가장 큰 교육구 두 곳이 테러 위협을 받았다. 여러 학교에 폭발물이 설치됐으며 이튿날 학생들이 공격을 받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두 교육구의 대응은 달랐다. 뉴욕은 ‘사기’라고 결론지었고, 로스앤젤레스는 관내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14일 밤에서 15일 새벽에 걸쳐 두 교육구 학교 관계자들이 받은 이메일의 내용은 큰 틀에서 동일했다. 지하디스트들이 총과 폭발물, 독가스를 동원해 공립 학교들을 공격한다는 것이었다. 이메일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서버에서 나온 것으로 추적됐다. 당국자들은 같은 사람이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교육구는 15일 새벽 1100곳에 이르는 관내 학교와 70만명의 학생들에게 휴교령을 내렸다. 하지만 저녁이 돼서는 ‘테러 위협이 신빙성이 없다’면서, 16일엔 수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연방수사국(FBI)과 경찰이 1500여 곳을 수색했으나 폭발물 등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범죄(에 해당하는) 장난인지, 누군가 여러 도시들의 (대테러) 취약성을 시험했던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우리가 아는 것은 내일 우리의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가도 안전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협이) 사기”였다는 것은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메일을 받고도 평소와 다름없이 학교 문을 연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과 윌리엄 브래튼 뉴욕시 경찰국장은 로스앤젤레스 당국자들의 판단을 비판했다. 브래튼 국장은 이메일을 “사기”라고 부르며, 로스앤젤레스가“상당한 과잉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과잉 반응은 모방 범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가 보인 반응은 지난 2일 이 지역을 강타한 샌버너디노 총기 테러의 영향이 크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샌버너디노 총기 난사 사건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약 80㎞ 떨어진 곳에서 벌어졌다. 이번 해프닝은 미국 사회의 테러 공포를 여실히 드러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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