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등 ‘한미 방위공약’ 강조
핵우산 등 모든 억제력 포함 재확인
독자 군사행동 땐 최악 사태 우려
핵우산 등 모든 억제력 포함 재확인
독자 군사행동 땐 최악 사태 우려
미국 정부가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미 동맹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약속하면서도 한국 정부의 독자적 대북 행보를 제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7일 한민구 국방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철통같은 방위 공약을 재확인하고, 미국의 공약에는 미국의 모든 확장억제능력 수단들이 포함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확장억제능력 수단’에는 미국의 핵우산이 포함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7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와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은 신성한 것으로서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직접 강조하기 위해 전화한 것이라고 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카터 장관이 이 시점에서 미국의 한국 방위 공약이 흔들림 없을 것이란 점을 새삼스럽게 거듭 강조한 데엔 상반된 성격의 두가지 함의가 섞여 있다. 첫째,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맞서 한국의 안보를 지키는 데 미국이 유일 동맹국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다. 둘째, 미국이 최선을 다할 테니, 한국이 ‘핵무장’을 고려하거나 독자적 대북 군사행동에 나서지 말라는 ‘외교적 압력’이다. “자위권 차원의 평화의 핵을 가질 때가 됐다”(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등 일각에서 제기되는 ‘독자 핵무장론’에 한국 정부가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전직 고위 관계자는 “미국은 남북의 긴장·갈등 때 한국 정부의 독자적 군사 대응으로 한반도 정세가 전쟁으로 치달을지 모를 상황으로 악화하는 것을 늘 우려하고 제어하려 해왔다”며 “한국에서 핵무장론이 여론의 지지를 얻거나 한국 정부가 핵개발을 진지하게 검토한다면, 미국한테는 ‘동북아의 핵도미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도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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