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집권 노동자당의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던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이 29일 연정 탈퇴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탄핵 압박이 더욱 커지게 됐다.
브라질 최대 정당인 민주운동당은 이날 전국위원회 회의에서 연정 탈퇴를 결정했으며, 호세프 대통령은 가시권에 들어온 의회의 탄핵 표결을 피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고 <아에프페>(AFP) 등 외신들이 전했다. 민주운동당 소속 장관 7명을 포함해 정부 산하기관과 공기업 고위직 600여 명도 조만간 자리를 내놓을 전망이어서 보여, 호세프 정권은 정부 기능에서조차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호세프 대통령은 국영은행의 돈을 재정적자 감축에 불법 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호세프 쪽은 이런 의혹을 일축하며, 탄핵 시도는 기득권 세력의 사법쿠데타라고 반박하고 있다. 브라질 의회 하원은 다음달 중으로 탄핵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하원 전체의석 513석 중 3분의2인 342표 이상이 탄핵에 찬성하면, 상원이 5월이나 6월초께 대통령 탄핵 여부를 확정할 최종표결을 한다.
호세프 대통령은 31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에서 예정됐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했다고 남미 위성방송 <텔레수르>가 브라질 국영방송을 인용해 보도했다. 브라질 정부는 보도가 나간 뒤 호세프의 방미 취소를 공식 확인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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