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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흑인 총격 통계, 무엇이 진실일까?

등록 2016-07-12 15:41

인구 구성비 고려하면 흑인이 경찰 총격 받을 확률 더 높아
범죄율과 흑인의 총격 사이의 관련성도 낮아
10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에 참여한 시위대들이 경찰 앞에서 손을 들고 “손 들어! 쏘지마!”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배턴루지/AFP 연합뉴스
10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에 참여한 시위대들이 경찰 앞에서 손을 들고 “손 들어! 쏘지마!”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배턴루지/AFP 연합뉴스

“경찰의 용의자 총격 사건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그것을 인종 문제와 관련해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지난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경찰관을 목표로 한 총기 저격 사건이 일어나 미국 전역이 떠들썩했던 가운데,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9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경찰의 흑인 총격 사고에 대한 우려가 과대포장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통계를 보면, 소수자에 비해 백인들이 경찰관의 총격을 더 많이 입는다”고 강조했다.

흑인 총격에 대한 통계는 어디까지 진실일까? <워싱턴 포스트>가 2015년부터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2016년 7월9일까지 경찰의 총격을 입고 숨진 사람은 1502명에 달한다. 그 중 732명(48%)이 백인, 381명(24%)은 흑인, 그리고 382명이 기타 인종이었다. 통계를 보면 허커비 전 주지사의 말이 맞지만, 이 수치에 인구 구성비를 고려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미국 총 인구인 3억2천만여명 중 백인은 약 62%를 차지하며, 흑인은 13%에 불과하다. 인구 구성비를 고려하면 경찰의 총격을 입을 확률은 흑인들이 백인들보다 약 2.5배 정도 높은 셈이다.

2년 전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비무장 흑인 청년이었던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관의 무차별 총격에 희생된 사건처럼, 18~29살 사이의 흑인 청년들이 경관의 총격을 맞을 확률도 백인 청년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해부터 올해 7월9일까지 경찰의 총격을 입은 흑인 청년과 백인 청년의 통계는 각각 172건으로 같았으나, 인구 구성비를 고려하면 흑인 청년들이 총격을 입을 확률은 백인 청년들의 5배로 치솟는다. 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총격을 받고 숨질 확률도 흑인이 13%, 백인이 7%로 흑인이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총기 규제와 경찰 개혁에 반대하는 일부 정치인들은 ‘흑인 범죄율이 높기 때문에, 흑인이 경찰의 총격을 받을 확률도 어쩔 수 없이 높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범죄율과 흑인 총격 사이의 상관관계는 없다고 맞선다. 뉴욕의 싱크탱크 ‘공정한 경찰력 집행을 위한 센터’는 2010~2015년간 12개 경찰서의 공권력 집행 정보를 분석했는데, 피해자가 폭력 범죄와 연루되어 있는지에 대한 변수를 조정하더라도 흑인 거주자들이 백인 거주자들보다 경찰의 총격을 입을 확률이 3.6배 더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를 진행한 저스틴 닉스 범죄심리상담 전문가는 “현재까지 경찰에 총격을 입은 누군가가 무장하지 않은 사람이었는지를 예측하는 유효한 변수는 인종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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