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쌍둥이 빌딩’, ‘잊지 않겠습니다’ …
테러 활용한 상업 광고들 연이어 논란
테러 활용한 상업 광고들 연이어 논란
미국에서 9/11테러 기념일을 앞두고 테러를 암시하는 ‘눈치 없는’ 광고들이 논란을 빚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한 매트리스 매장에서 공개한 20초짜리 광고가 9/11 테러 당시 무너진 쌍둥이 빌딩을 암시한다는 논란 끝에 삭제됐다고 영국 <가디언>등 외신이 10일(현지시각) 전했다. ‘쌍둥이 빌딩 세일’이라는 제목이 달린 광고를 보면, 가운데에 있는 한 여성이 “지금부터 어떤 크기의 매트리스도 반값에 살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자 놀란 남성 두 명이 쌓여있는 매트리스 위로 쓰러진다. 여성은 곧 미소를 지으며 “잊지 않겠습니다(We’ll never forget)”라고 말한다.
이 매트리스 가게의 광고가 공개되자, 9/11 테러를 조롱하는 광고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두 명의 남성이 매트리스 위로 떨어진다는 것은 9/11 테러 당시 무너진 쌍둥이빌딩을 암시하고,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말 역시 9/11 테러를 두고 자주 하는 말이이라는 이유에서다. 약 3000여건의 댓글이 달린 이 광고에서 한 누리꾼은 “당신의 가게에도 작은 비행기 한 대가 떨어져서 불탄다면 아이러니하지 않겠는가”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광고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매트리스 가게의 사장은 성명을 내고 “이 광고는 9/11 테러를 당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다. 또한 테러에서 살아남은 희생자나 가족을 잃은 사람들을 무시하는 행위였다”고 인정했다. 사장은 이어 9/11 기념일을 맞아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9/11 테러를 암시해 논란을 빚은 광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버지니아주의 한 요가 학원에서는 ‘9+11=20%, 애국자의 할인’이라는 문구를 내걸었다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난 7일에는 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의 한 마트에서 음료수 할인 행사를 위해 쌍둥이 빌딩 모양으로 음료수 박스를 쌓고, 그 위에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는 문구를 걸어 9/11 테러를 상업적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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