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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중국, GDP 4.8% 깎일까, 아시아에서 근육자랑 할까

등록 2016-11-10 17:59

트럼프 시대 미중관계 어떻게
공언한대로 45% 관세 매기면 중국 482조 손해
트럼프, 무역·통상 외에 중국 거론하지 않아
지역 문제 적극 개입 가능성도 배제 못해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 시민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이 충격에 빠졌다’는 제목을 단 신문 기사를 읽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 시민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이 충격에 빠졌다’는 제목을 단 신문 기사를 읽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이 우리나라에 무슨 짓을 하는지 보라. (중국이) 통화 평가절하를 해도, 우리 정부엔 싸울 사람이 없다. 그들은 우리나라를 중국 재건을 위한 돼지저금통으로 쓰고 있다.”

지난 9월26일 1차 텔레비전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중국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감추지 않았다. 선거 내내 무역불균형 등을 들어 ‘중국 때리기’에 열중해온 트럼프 당선자는 ‘징벌적 관세 45%’로 상징되는 대중국 압박책도 내놨다.

미국이 정말로 중국 상품에 45%의 관세를 매기면 어떻게 될까?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의 대미 수출의 연간 87%에 해당하는 4200억달러(약 482조원)어치가 줄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82%를 깎아먹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은 전체 수출의 18%가량을 차지한다.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이다. 중국이 보복 수단을 갖지 못한 것도 아니다.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대인 중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일궈온 제너럴일렉트릭(GE), 보잉, 애플 등 미국 기업들은 희생을 강요당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가 선거 때 쏟아냈던 대중국 위협을 그대로 실행에 옮길지는 불확실하다. ‘중국이 일자리를 뺏는다’, ‘중국만 돈을 번다’는 트럼프의 선동에 환호했던 지지층이, 중국산에 새로 매기는 관세에 따른 국내물가 상승을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중이 “불확실성과 긴장의 시대”에 직면했다고 짚었다.

트럼프 당선자가 무역·통상 이외 문제에서 중국을 거론하지 않았다는 점은 중국이 반색하는 대목이다. 중국이 그동안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보다는 트럼프 당선자를 선호했다는 관측의 배경이기도 하다. 클린턴은 한국·일본 등 동맹을 앞세워 ‘아시아 재균형’을 말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보였지만, 트럼프는 동맹의 ‘무임승차’를 비판하며 미군 주둔 비용의 추가 분담을 요구한다. 중국이 마뜩잖아하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 남중국해 문제 등을 트럼프는 ‘고립주의’ 맥락에서 제쳐놓을 수도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중국의 인권 문제에도 거의 무관심하다. 1989년 천안문 사건 당시 중국 당국의 무력 진압에 옹호 발언을 했다는 이력이 논란이 됐던 그는, 지난 3월 공화당 경선에서 이를 해명하면서도 천안문 사건을 ‘폭동’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트럼프가 고립주의를 택했을 때 아시아에 생겨날 ‘힘의 공백’은 중국도 고민이다. 주한·주일 미군의 축소 및 철수 등으로 아시아 나라들이 자체 무장력 증강에 나서 역내 군비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일본의 핵무장은 중국이 가장 경계하는 부분이다. 게다가 미-중의 무역이 북핵 및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에도 대화를 유지하게 해준 중요한 담보였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무역 정책이 미-중 무역전쟁을 촉발하면 지정학적 갈등이 전면에 대두할 위험도 커진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역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캠프의 선임자문역인 알렉산더 그레이와 자문역인 피터 나바로는 <포린 폴리시> 기고에서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목소리만 크고 몽둥이는 작았다”며 “힘을 통한 평화”를 거론했다. <디플로매트>는 트럼프 당선자가 이들의 충고를 따라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을 한쪽 극단으로, 또 미국이 경제적 수단을 동원해 중국과 ‘그랜드 바겐’에 나설 가능성을 다른 쪽 극단으로 보면서, 그 사이에 무수히 많은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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