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 깅그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이 핵 능력을 강화하고 확장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발언에 대해 “매우 적절한 발언”이라고 두둔하고 나섰다. 그런데 정작 트럼프 당선자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관련 언론 보도에 “부정직하다”며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를 보였다.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25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차기 대통령이 체계적으로 우리의 핵 능력을 재구축하겠다고 밝힌 것은 매우 적절하다”라고 말했다. 깅그리치 전 의장은 “미국이 점점 약해지는 동안, 중국은 핵 능력을 확충했고, 북한은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미사일을 만들려 하고 있고, 이란도 핵무기 제조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트럼프의 발언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5~99년 하원의장을 역임했던 깅그리치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의 핵심 참모로 일하며 트럼프의 문제적 발언들을 적극적으로 옹호해왔다.
트럼프 당선자의 국가안보 고문인 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트럼프의 핵 관련 발언을 옹호했다. 울시 전 국장은 이날 <시엔비시>(CNBC)에 출연해 “지난 8년 동안 우리의 핵무기 능력이 저하돼 왔기 때문에 나는 그(트럼프)가 맞다고 생각한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사실상 (핵무기) 현대화를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는 자신의 핵 능력 강화 발언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언론들이 자신의 발언을 잘못 인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한발 물러섰다. 트럼프는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엔비시>(NBC) 뉴스가 핵 발언을 보도하면서 (나의 발언 중) ‘세계가 분별력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라는 부분을 고의적으로 누락했다. 부정직하다”며 자신의 발언을 보도한 언론을 비난했다.
앞서 지난 22일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세계가 핵무기에 대한 분별력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는 핵 능력을 큰 폭으로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를 두고 <엔비시> 뉴스의 미카 브레진스키 진행자는 트럼프 당선자와의 통화 내용을 소개하며 “트럼프는 자신의 발언이 핵무기 경쟁을 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고 전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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