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 여주인공
1950~60년대 뛰어난 노래·춤으로 인기
최근까지 왕성한 연기 활동 이어가
2011년 데비 레이놀즈(왼쪽)와 딸 캐리 피셔(오른쪽)의 모습.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딸이 세상을 떠난 지 하루만에 어머니도 같은 길을 떠났다.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여주인공으로 열연했던 미국 헐리우드 배우 데비 레이놀즈가 28일(현지시각) 숨졌다. 향년 84.
데비 레이놀즈의 아들인 토드 피셔는 28일 “어머니가 조금 전 세상을 떠났다. 오늘 아침까지만해도 대화를 했는데, 어머니는 캐리가 너무 그립다고 말했다”며 레이놀즈의 부고를 알렸다. 이보다 하루 앞서 27일 영화 <스타워즈>에서 레아 공주로 유명세를 탔던 딸 캐리 피셔가 심장마비 치료를 받던 중 숨진 참이었다. 딸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레이놀즈 역시 같은 날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 이송됐으며, 호흡에 곤란을 느껴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했다.
1959년 데비 레이놀즈의 모습. AP 연합뉴스
1932년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가난한 철도공의 딸로 태어난 레이놀즈는 체육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인 평범한 아이였다. 그러나 16살때 우연한 기회로 참가한 캘리포니아 버뱅크시의 미인대회에서 수상했고,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영화스튜디오 스카우터의 눈에 띄어 영화계에 입문했다.
레이놀즈는 19살 때인 1952년, 뮤지컬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캐시 샐든 역을 맡으면서 유명세를 탔다. 1920년대 유성영화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헐리우드의 모습을 그린 이 영화에서 레이놀즈는 진 켈리와 함께 열연을 펼쳤고, 뛰어난 춤솜씨와 노래 실력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1964년엔 영화 <몰리 브라운>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14년도엔 회고록 <언싱커블>을 출간했으며, 최근까지도 여러 텔레비전 작품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왕성한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세 차례 결혼과 이혼을 반복한 레이놀즈는 1955년 결혼한 가수 에디 피셔와의 사이에서 딸 캐리 피셔와 아들 토드 피셔를 낳았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