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미국 뉴욕의 라과디아커뮤니티대학에서 열린 행사에서 앤드루 쿠오모(오른쪽) 뉴욕 주지사와 버니 샌더스(왼쪽) 버몬트주 상원의원이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미국 뉴욕주가 중산층 이하 가정의 학생들에게 주립·시립대학 등록금을 면제해주는 방안을 발표했다. 주 의회 승인을 거쳐 올해 가을 학기부터 이 방안이 실시되면, 약 20만명의 학생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소속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3일 뉴욕의 라과디아커뮤니티대학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가구당 연소득 12만5000달러(1억5000만원) 이하인 뉴욕주 학생들을 대상으로 뉴욕 주립대와 시립대, 2년제 커뮤니티칼리지의 등록금을 면제하는 것을 뼈대로 한 ‘엑셀시어 장학금’ 계획을 발표했다. ‘엑셀시어’(Excelsior)란 ‘더욱더 높이’란 뜻으로, 뉴욕주 표어다.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을 비롯한 미 전역의 대학생들은 졸업 뒤 3만달러 이상의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성공을 위해선 대학 교육이 필요하고, 뉴욕주는 이를 위해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주는 이번 가을학기부터 연소득 10만달러(1억2000만원) 이하 가정의 학생들에게 등록금 면제를 시범실시하고, 2019년까지 12만5000달러 이하의 가정으로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는 연간 1억6300만달러(1968억원)가량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장에 함께 참석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주)은 쿠오모 주지사의 지원책을 두고 “고등교육에 있어 혁명적인 아이디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샌더스 의원은 “뉴욕주에서 올해부터 이 지원책을 실시하면, 다른 주에서도 하나둘씩 이를 따라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해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국공립대 등록금 면제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뉴욕주 상원의원 출신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전 대선 후보도 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관련 뉴스를 올린 뒤 “쿠오모 주지사의 등록금 면제 방안 소식이 기쁘다. 샌더스 상원의원과 나 역시 이 사안에 대해 노력해왔다”는 글을 올렸다.
쿠오모 주지사의 ‘엑셀시어 장학금’ 정책은 일부 공화당 출신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주 의회에서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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