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1월15일 백악관에서 열린 조지 부시 제43대 미국 대통령의 고별 연설에서 부시의 쌍둥이 딸인 바버라 부시(왼쪽), 제나 헤이거 부시(오른쪽)가 아버지의 연설을 듣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지 부시 제43대 미국 대통령의 쌍둥이 딸 바버라 부시(36)와 제나 부시 헤이거(36)가 곧 퇴임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두 딸인 말리아(19), 사샤(16)에게 편지를 보냈다. 백악관 생활을 8년 앞서 경험한 쌍둥이 부시 자매는 이 편지를 통해 백악관을 나서 사회로 돌아갈 오바마 자매에게 따뜻한 충고를 전했다.
13일(현지시각) 부시 자매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을 통해 오바마 자매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했다. “8년전 추운 겨울, 아빠 오바마를 따라 백악관에 들어온 너희와 처음 인사했다”는 말로 편지를 시작한 부시 자매는 “너희에게 백악관에서 우리가 사용했던 침실과, 백악관을 따뜻한 집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소개해줬다”고 말하며 오바마 자매를 처음 만났던 일을 회상했다.
이들은 “지난 8년간 너희는 많은 것을 해냈고, 많은 것을 지켜봤다”면서 오바마 자매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방문해 넬슨 만델라가 수십년간 투옥됐던 감옥을 방문한 일, 엄마인 미셸을 따라 라이베리아, 모로코 등에서 아이들을 만나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한 일 등을 언급했다. 부시 자매는 이어 “우리는 너희가 소녀에서 우아함과 편안함을 겸비한, 인상적인 숙녀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봤다”고 칭찬했다.
부시 자매는 “퇴임하면 전직 대통령의 가족이 될텐데, 이는 애써 추구하진 않는 일이면서 동시에 별다른 지침도 없는 위치일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앞으로는 유명한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 지난 8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너희의 인생 이야기를 써내려가라”고 당부했다. 8년간 백악관에서 생활하면서 백악관 사람들과의 지속적인 교류 덕분에 적응을 잘 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 부시 자매는 “비밀경호국(SS) 요원 등 백악관에서 함께 생활한 사람들을 절대 잊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부시 자매는 이어 오바마 자매에게 앞으로의 대학 생활을 즐길 것, 열정을 탐험하고 내가 누구인지를 배울 것, 이제는 실수도 좀 할 것 등을 충고했다. 이들은 “너희를 항상 먼저 생각하고, 너희에게 세상을 보여준 부모님은 인생의 다음 장을 시작하는 너희 자매를 계속 응원할 것”이라면서 “우리도 또한 응원할게”라는 말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부시 자매는 8년 전에도 백악관에서 생활할 오바마 자매에게 백악관에서 원하는 대로 맘껏 즐기라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월스트리트저널>에 실은 바 있다. 현재 바버라 부시는 비영리 기관인 글로벌 헬스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로, 제나 부시 헤이거는 미국 <엔비시>(NBC) 방송의 ‘투데이 쇼’에서 리포터로 일하고 있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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