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재단에서 미국 보수주의사를 연구하는 리 에드워즈 박사는 “보수주의는 ‘통치하는 다수’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보수의 시대는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 에드워즈는 1998년 헤리티지재단 창립 25주년 역사를 기록한 <사상의 힘>의 집필자다. 헤리티지재단이 보수주의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가장 영향력있는 싱크탱크로 성장한 비결이 뭔가. =헤리티지 재단이 설립된 1973년, 이미 워싱턴엔 브루킹스를 비롯한 강력한 싱크탱크들이 있었다. 그들이 한 목소리로 하는 얘기가 있다. 헤리티지가 싱크탱크의 작동방식을 바꿨다는 것이다. 헤리티지 이전까지 싱크탱크들은 보통 장기 단위의 연구에만 매달렸다. 그러나 헤리티지는 현안에 대해 1주일만에 보고서를 만들어 의회에 제출했다. 또 헤리티지재단은 자체 연구결과를 출판하고 대중적으로 판매하는 걸 강력하게 장려했다. 라디오나 텔레비전, 신문, 잡지엔 하루에도 몇번씩 헤리티지재단 연구원들의 이름이 오른다. 헤리티지처럼 공세적인 싱크탱크는 지금까지 없었다. 1960년대가 ‘진보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보수의 시대’인가. 그렇다면 그 변화의 배경은 뭔가. =1960년대는 진보주의가 매우 강했지만 그때를 정점으로 진보주의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진보주의 쇠퇴는 첫째, 너무 많은 걸 성취하려 했기 때문이다. 모든 문제를 걱정하고 그걸 다 해결하려 했다. 둘째로, 진보주의는 문화적 혁명을 진행하면서 많은 전통 가치들을 부정했다. 대다수 시민들은 거기에 동의하지 않고 오히려 보수주의가 제공하는 다른 대안들을 받아들였다. 세번째로 베트남전쟁의 실패가 보수주의자보다는 진보주의자들에게 더 큰 책임을 안겼다. 이런 이유로 진보주의가 쇠퇴하기 시작하자, 유명한 진보주의자들이 전향했다. 이들은 보수주의자가 아니라 신보수주의자(네오콘)가 됐다. 네오콘 이론가인 빌 크리스톨은 ‘현정부에서 유일한 네오콘은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에선 딕 체니 부통령이나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네오콘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네오콘은 전에 진보주의에 속했던 이들로 거기가 그들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그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믿고, 또 대외문제에서 적극적인 개입정책을 주장한다. 전통 보수는 항상 정부 규모와 정부의 기능에 회의적이다. 이것이 전통 보수와 네오콘의 근본적 차이다. 체니와 럼스펠드가 대외문제에서 강력한 개입을 주장하긴 한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까지 포함해 전통 보수주의자들은 신중하게, 어떤 면에선 마지 못해 개입한다. 반면에 네오콘은 그것이 옳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화당은 최근 두차례 치열한 대선에서 승리했다. 조지 부시의 재선이 미국 보수주의 운동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까. =지난 반세기 동안 보수주의 운동은 보수세력이 ‘통치하는 다수’가 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통치하는 다수’를 구성하려면 여러 유권자층을 하나로 묶어세워야 한다. 부시는 지금까지 보수주의가 터부시해왔던 흑인과 히스패닉에 다가가는 데 성공했다. 특히 히스패닉에서 부시는 42% 정도, 남자 유권자들로부터는 과반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유권자들의 ‘강한 연합’을 가지면 ‘통치하는 다수’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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