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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있지도 않은 테러 언급에…스웨덴 “황당하네”

등록 2017-02-20 16:59수정 2017-02-20 20:09

18일 유세 현장에서 “지난밤 스웨덴에서도…” 발언
주미 스웨덴 대사관, 공식 질의서 보내며 불쾌감 표시
트럼프 트위터서 “내 발언은 폭스뉴스 보도 보고” 해명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멜버른의 유세 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단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멜버른/UPI 연합뉴스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멜버른의 유세 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단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멜버른/UPI 연합뉴스
“지난 밤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을 봐라.”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규모 유세 현장. 9천여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연단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의 난민 수용 정책을 비판하며 최근 테러가 발생했던 유럽 국가들을 차례로 언급했다. 독일·프랑스·벨기에 등의 국가를 사례로 든 트럼프는 이어 “누가 믿겠느냐? 이런 일이 스웨덴에서 일어났다고”라며 지난밤 스웨덴에서도 난민에 의한 테러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지난 밤 스웨덴에서 테러 공격이 일어났다’는 트럼프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주미 스웨덴 대사관은 미국 국무부에 트럼프의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였는지를 공식적으로 질의했다고 <워싱턴 포스트> 등 외신이 19일 전했다. 카타리나 악셀손 스웨덴 외교부 대변인은 “스웨덴 정부는 테러와 관련된 어떤 중대한 사건도 알지 못한다”고 일축했으며,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서 “스웨덴? 테러 공격?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약을 한 거냐? 의문점이 많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누리꾼들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스웨덴의 어젯밤’, ‘스웨덴 사건’과 같은 해시태그를 달아 트럼프의 발언을 풍자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이 거짓일 뿐만 아니라 외교적으로 무례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커지자, 백악관은 19일 공식 성명을 내 “트럼프의 발언은 특정 사건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범죄를 언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서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내 발언은 ‘이민자와 스웨덴’을 주제로 <폭스 뉴스>에서 보도한 한 기사와 관련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영화감독인 아미 호로위츠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난민들로 인해 스웨덴에서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트럼프는 이를 인용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난민·이민자와 관련한 트럼프 행정부의 거짓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의 최측근인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지난 8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켄터키주 볼링그린에서 테러를 모의하던 이라크 난민 2명이 체포됐지만, 언론은 보도조차 않고 있다”고 비난했는데, 이 사건은 발생하지도 않은 사건이라는 것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스웨덴 대외홍보처의 헨릭 셀린 부국장은 “(트럼프의 발언은) 스웨덴의 난민 포용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와 연관돼 보인다”며 “난민에 부정적인 정치적 입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난민과 관련된 문제를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웨덴은 2014년 8만1000여명의 난민을 받아들인데 이어, 2015년 16만3000여명, 2016년 2만9000여명 등 유럽 국가 가운데에서도 난민을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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