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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영, 일부 항공편에 노트북 기내 반입 금지…실효성은 ‘글쎄’

등록 2017-03-22 16:24수정 2017-03-22 16:48

중동·북아프리카 중심으로 각각 8개국·6개국 지정
전문가들 “화물칸에서 폭발해도 위험”…실효성 낮아
21일 영국 런던의 히스로 공항의 제5터미널 출국장에서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21일 영국 런던의 히스로 공항의 제5터미널 출국장에서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미국과 영국이 중동·북아프리카 등 일부 국가들에서 자국으로 출발하는 항공편의 기내에 전자기기의 반입을 금지했다. 전자기기를 폭탄으로 활용한 항공기 테러를 예방한다는 목적이지만, 실효성 없는 조처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정보당국은 최근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를 비롯한 테러단체가 전자기기의 배터리에 폭발물을 숨기는 기술을 거의 완성시켰다는 정보를 입수했으며, 이를 토대로 국토안보부가 21일 일부 국가의 미국행 비행기에 한해 전자기기의 기내 휴대 금지 조처를 내렸다고 <시엔엔>(CNN) 방송이 보도했다. 24일부터 시행될 새로운 규정을 보면, 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카타르·아랍에미리트·이집트·터키·모로코 등 8개 국가 공항에서 출발하는 미국행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들은 휴대전화를 제외한 태블릿 피시, 노트북 등의 개인용 전자기기를 위탁 수하물로 보내야 한다. 해당 국가의 공항에서 미국에 도착하는 항공기는 하루에 약 50편 정도다. 영국 역시 튀니지, 레바논 등 6개국 공항에서 영국으로 출발하는 항공기들에 같은 조처를 취했다.

실제로 전자기기는 폭탄을 숨기는 좋은 수단으로 꼽힌다. 폭탄을 구성하는 폭발물이나 전자장치를 전자기기의 배터리나 전기 회로로 위장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자기기의 기내 휴대를 금지하는 것만으로는 테러 방지의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버클리대학 컴퓨터과학연구소의 니컬러스위버 연구원은 “테러범들이 노트북을 폭탄으로 이용한다면, 기내가 아닌 화물칸에서 폭발시켜도 충분히 위험하다”며 “해킹 역시 컴퓨터가 아닌 작은 휴대폰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화물칸에 빽빽하게 적재될 경우, 자체 발화 가능성이 높아져 또 다른 화재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전자기기 휴대를 제한한 국가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미국은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국가를 기준으로 이번 조처를 내렸다고 밝혔지만, 다른 나라들에서도 손쉽게 미국이나 영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버클리대학의 폴 슈워츠 교수는 “2001년 9·11 테러를 저지른 조직은 독일 함부르크에도 세포 조직을 갖고 있었다”며 “테러 위험 국가를 골라내 제재하는 접근은, 테러가 국경을 초월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하는 것”이라 지적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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