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6일(현지시각) 저녁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의 임시 상황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참모진들이 미군의 시리아 공격 결과를 화상으로 보고받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7일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탁자 자리에는 조 해긴(왼쪽부터 시계방향) 백악관 부비서실장,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트럼프 대통령,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이 앉아 있다. 탁자 자리 뒤편에는 숀 스파이서(왼쪽부터 시계방향) 백악관 대변인,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 스티브 밀러 선임고문, 마이클 앤톤 국가안보회의 대변인, 디나 파월 국가안보부보좌관,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앉아 있다. 문 앞에는 군사 보좌관이 서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트위터
미국 백악관에서 ‘궁중 암투’를 벌여온 극우인종주의자 스티브 배넌(64) 수석전략가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36) 선임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화해의 자리’를 가졌다고 미국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두 사람은 지난 7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플로리다의 마라라고 리조트를 떠난 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주선으로 1시간 가까이 만났다. 이번 만남은 최근 배넌이 국가안보회의(NSC) 수석(장관급)회의에서 배제된 사실이 알려진 뒤 배넌과 쿠슈너의 궁중 암투가 언론의 주요 뉴스로 보도되자, 화가 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백악관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두 사람의 권력 투쟁이 화제가 되면서 시리아에 대한 미사일 공격, 각국 지도자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이 빛이 바래자 트럼프 대통령이 화가 났다고 전했다. 한 관리는 “배넌과 쿠슈너의 회동은 우호적으로 끝났으며, 두 사람이 협력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극우 매체 <브라이트바트>를 운영했던 인종주의자 배넌은 쿠슈너가 온건한 정책을 추진하자 “리버럴 민주당원”이라고 비난했고, 쿠슈너는 배넌이 정부조직 해체에 몰두하면서 대통령에게 해를 끼친다고 비난해왔다.
한편, 두 사람의 권력 관계는 지난 6일 저녁 화상으로 미군의 시리아 공격 결과를 보고받는 행정부 주요 인사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7일 트위터에 공개하면서 상징적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이 마라라고 리조트의 임시 상황실에 앉아 있는 장면인데, 맏사위인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탁자 자리에 앉아 있는 반면, 배넌은 탁자 자리에 앉지 못하고 탁자 뒤편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있다. 쿠슈너가 트럼프 대통령과 더 가깝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좌우에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앉았다.
그런데 쿠슈너가 이 자리에 참석한 것이 논란을 낳고 있다. 쿠슈너는 아직 국가기밀을 취급할 수 있는 자격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사진에서 트럼프 대통령 등 대부분 참모진은 모두 탁자 위에 놓여 있는 화면을 보고 있는데, 쿠슈너는 틸러슨 쪽을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황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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