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 국왕(왼쪽에서 세번째)과 함께 20일 리야드의 무라바궁에서 열린 전통 칼춤 환영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가 제공한 사진이다.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사우디와 1100억달러(123조원) 규모의 무기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이란 핵협상 타결 등으로 삐걱거린 양국 관계가 개선될 조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도착해 살만 빈 압둘 아지즈 국왕의 영접을 받았다. 살만 국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압둘 아지즈 국왕 훈장을 수여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도 이 훈장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은 올해 1월 대통령 취임 뒤 첫 외국 방문이다.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는 사우디 방문 때 히잡을 쓰지 않았다. 이번 방문에는 큰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동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문 첫날 1100억달러 규모의 무기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무함마드 빈 나예프 왕세자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에게 엄청난 날이고 엄청난 투자”라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이번 방위사업은 사우디와 페르시아만 전체 지역의 장기적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미국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무기거래 계약이라고 했다. 이번 거래에는 150대의 블랙호크 헬기 등도 포함됐다.
20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앞줄 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앞줄 왼쪽),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 국왕(앞줄 오른쪽)과 함께 리야드의 무라바궁에서 열린 환영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가 제공한 사진이다. EPA 연합뉴스
틸러슨 장관은 무기거래와 민간 투자협약 등 이번에 사우디와 맺은 계약 규모가 350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제너럴 일렉트릭은 150억달러어치의 계약을 체결했고, 사우디의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미국의 11개 회사들이 500억달러어치의 계약을 맺었다. 사우디 국부펀드와 미국의 최대 사모펀드 회사인 블랙스톤은 4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펀드 조성에 합의했다. 이 자금은 미국의 인프라 개선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미국과 사우디가 대규모 무기거래와 민간투자를 통해 양국 관계 개선에 나선 모양새다.
황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