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코미 폭로’ 모조리 부인…진실공방 몰아가며 물타기

등록 2017-06-09 09:17수정 2017-06-09 09:40

‘코미는 유출자’ 비난하며 흠집내고
지지층 선동해 결집력 강화 나서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8일 상원 정보위원회 폭탄 증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진영은 수세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트럼프 진영의 대응 전략은 크게 세가지 정도로 펼쳐지고 있다.

우선, 코미의 발언을 모조리 부인하는 것이다. 코미가 트럼프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로 낙인 찍은 상황에서 진실공방으로 몰고가 물타기를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인 마크 카소위츠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또는 실질적으로 코미에게 수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하거나 제안한 적이 결코 없다”며 코미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카소위츠는 또한 “대통령은 코미에게 ‘충성심이 필요하다. 충성심을 기대한다’고 말한 적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양쪽의 주장이 이렇게 팽팽하게 맞서게 되면 로버트 뮬러 특검 검사의 조사 결과에 따라 한쪽은 치명상을 입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 쪽은 상황이 워낙 불리하게 돌아가다보니 배수진을 친 것으로 볼 수 있다.

두번째는 코미를 ‘유출자’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코미의 ‘거짓말장이’ 프레임과 트럼프 쪽의 ‘유출자’ 프레임이 서로 부딪히게 된다. 실제 카소위츠는 이날 성명에서 “오늘 코미는 그가 친구들에게 이들 기밀 대화를 담았다고 알려진 메모를 유출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며 “우리는 이러한 유출이 다른 수사 대상들과 함께 수사돼야 하는지를 적절한 기관에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유출자 프레임’은 코미에게 아픈 구석이 될 수도 있다. 연방수사국의 독립성과 트럼프 대통령의 부적절한 언행을 ‘고발’하기 위한 명분이 있다고 할지라도, 한때 정보기관의 수장으로 코미는 언론 등에 직원들이 정보를 유출하는 행위에 강하게 비판해왔기 때문이다.

노련한 코미가 이를 몰랐을 리 없지만, 이런 위험 부담을 안고서라도 트럼프의 수사중단 요구를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은, 여론의 지지에 대한 자신감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미 해임 조처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훨씬 많았다.

세번째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중 선동 형식으로 콘크리트 지지층을 결집시켜 최소한의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미의 상원 증언 직후 복음주의 보수단체인 ‘믿음과 자유 연맹’이 주최한 워싱턴 컨퍼런스의 연설에서 “우리는 싸워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거짓말하고, 그들이 방해하며, 그들이 증오와 편견을 퍼뜨릴 것”이라며 “그러나 옳을 일을 하는 데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포위돼 있다”며 “우리는 결국 어느 때보다 더 크고, 잘하며,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지지층의 상당 부분이 주류 언론의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믿고 있고, 워싱턴 기득권층에 대한 반감이 여전히 강하다. 코미의 증언을 워싱턴 기득권층의 자신에 대한 음해로 몰아부치며 지지층 결집을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