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입을 다물고 있다. 그는 자신이 받고 있는 러시아 내통 의혹을 부인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워싱턴/신화 연합뉴스
제프 세션스 미국 법무장관이 자신의 러시아 내통 의혹을 부인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세션스 장관은 13일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러시아 관료들과 어떤 형태의 (대선) 개입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나는 상원에서 20년 동안 당신들의 동료였다. 내가 어떤 공모에 가담했다는 주장은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초 두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진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대사와 한 차례 더 만났다는 의혹에 대해 “(만난)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다.
세션스 장관은 지난해 7월과 9월, 공화당 전당대회장과 자신의 의원 사무실에서 키슬랴크 대사를 만났으나,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는 러시아 관리들을 만난 적이 없다고 증언해 위증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세션스 장관은 오랜 시간 동안 증언하면서 “허둥지둥해”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청문회에 대해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세션스 장관이 시종일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내보이면서,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관련 핵심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해갔다고 평가했다. 세션스는 대통령과 각료 사이의 사적인 대화를 보호하는 법무부의 오랜 정책을 구실로 트럼프와의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세션스는 트럼프가 지난 1월 백악관에서 자신을 포함해 모든 참모들을 내보내고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만 따로 만났고, 코미 전 국장이 다음날 자신에게 찾아와 그 만남에 대해 얘기를 나눈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코미 전 국장이 ‘대통령과 단 둘이 남지 않도록 해달라고 세션스에게 요청했는데, 세션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증언한 것에 대해서는 “코미에게 ‘연방수사국과 법무부는 백악관과의 적절한 접촉에 관한 법무부 정책을 따르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세션스는 트럼프가 코미 전 국장과의 대화 내용을 녹음한 테이프의 존재를 시사한 것과 관련해 “나는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또 트럼프가 러시아 게이트를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해임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나는 뮬러를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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