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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철군” - “안돼” 미국 의회 ‘이라크 철수’ 논쟁 격화

등록 2005-11-18 18:16수정 2005-11-18 22:10

(좌) 존 머서 민주당 의원 (우) 데니스 해스터드 공화당의원
(좌) 존 머서 민주당 의원 (우) 데니스 해스터드 공화당의원
전쟁 지지했던 민주당 매파마저 ‘즉각 철군’ 주장 공화당 “테러리즘에 굴복하란 말이냐” 거친 반격
미국 의회가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를 둘러싸고 격렬한 논란에 휩싸였다. 전쟁을 지지했던 민주당 의원까지 나서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하자, 공화당은 테러리스트에게 굴복하란 말이냐며 거친 어조로 맞받았다. 미국 언론들은 이라크 탈출전략을 요구하는 의회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 존 머서 의원은 17일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군이 이라크의 안정과 자치를 가로막는 존재가 됐다”며 “이제 그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베트남전에서 훈장을 받은 해병대 출신의 머서 의원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한 민주당 매파의 핵심 인사다. 그는 이라크전을 “환상으로 포장된 흠집난 정책의 산물”이라고 비난하며, 참회의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그의 기자회견은 공화당의 분노를 촉발했다. 데니스 해스터트 의원은 “머서 의원과 민주당은 미국을 테러리스트들에게 넘겨주고 도망가는 길을 선택했다”며 목청을 높였다. 켄 멜먼 공화당 전국위원장도 “민주당은 이라크 문제로 정치적 점수를 따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오프 데이비스 의원은 “머서 의원의 기자회견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깎아내렸다.

민주당은 부시 행정부가 출구전략없이 전쟁을 시작해 국가와 국민을 속였다고 맞받았다. 처음부터 이라크 침공을 반대했던 10여명의 의원은 따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은 백악관이 또다른 정치전에서 질 것인가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미국이 과연 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가를 우려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부시 행정부가 왜곡과 조작이라는 새로운 전쟁을 시작했다”며 “그들은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를 발견하지 못했고, 진실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 중인 부시 대통령도 공방에 가담했다. 그는 이날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전의 정당성을 거듭 옹호했다. 그는 “내가 의회와 국민을 잘못 인도했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무책임한 것”이라며 “그들은 내가 보았던 것과 똑같은 정보를 봤으며, 내가 내린 결정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다시 머서 의원의 반발을 불렀다. 그는 “나는 다섯 번이나 징병을 유예받고(딕 체니 부통령), 전쟁터에 나가 보지도 않은(부시 대통령) 사람들을 좋아하지만, 그들로부터 했어야 했던 일을 했다는 말을 듣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전쟁을 지지한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 가능성을 암시한 정부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의 공방은 이라크전의 정당성과 철군을 둘러싼 미국 사회의 분열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사실 민주당도 철군에 대해 일치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애초 전쟁을 반대했던 소수 의원들은 즉각적인 철수를 주장하고 있으나, 전쟁을 지지했던 상당수 의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 안에서도 즉각적인 철군을 재앙으로 보는 이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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