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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반이슬람 영상 리트위트 ‘외교 참사’ 수준 후폭풍

등록 2017-12-01 16:39수정 2017-12-01 19:42

미 국무부는 중동에서 ‘제2의 벵가지 사태’ 우려
영국선 내년 예정 트럼프 국빈초대 취소 압박 ↑
<가디언> “영미 ‘특별한 관계’에 가장 암울한 날”
설상가상, 미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추진 보도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살만 빈 하마드 알 칼리파 바레인 왕자와 만나기 위해 백악관 집무실에 앉아 있는 모습. 워싱턴/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살만 빈 하마드 알 칼리파 바레인 왕자와 만나기 위해 백악관 집무실에 앉아 있는 모습. 워싱턴/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극우 인사의 반이슬람 영상을 리트위트한 것이 ‘외교 참사’ 수준의 후폭풍을 낳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2012년 ‘벵가지 사태’가 재현될까 전전긍긍하고, 영국에서는 그의 국빈방문을 취소하라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시엔엔>(CNN) 방송은 국무부가 이슬람권 주재 미국대사관 앞에서 벌어질 수 있는 항의 시위에 대한 우려를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30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영국 원외 극우정당 ‘영국 우선’의 제이다 프랜슨 부대표가 올린 반이슬람 영상 세 개를 리트위트해 국제적 비판을 촉발했다.

국무부는 가뜩이나 불안정한 중동에서 미국대사관을 겨냥한 폭력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익명의 국무부 당국자는 <시엔엔>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9월 크리스토퍼 스티븐슨 미국대사 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리비아 벵가지 사태도 이슬람을 조롱한 미국 영화 <순진한 무슬림>이 촉발시켰다.

국무부가 반미 시위 발생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운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에 ‘핵폭탄급 파문’을 초래할 수 있는 발표를 앞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달 안에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계획이 발표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대사관 이전은 유대인 유권자들을 고려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이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는 뜻이라, 중동에서 큰 소요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동예루살렘 점령 뒤 예루살렘 전체를 자국 수도로 선언했지만, 팔레스타인과 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는다. 각국이 대사관을 경제수도인 텔아비브에 둔 이유다.

부적절한 리트위트는 영국과의 동맹 관계에도 균열을 내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영국 극우정당 쪽의 반무슬림 영상을 리트위트한 것도 모자라, 이를 비판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향해 “영국에서 일어나는 테러에나 집중하라”며 공격했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워싱턴 주재 영국대사가 극우 선전 영상 리트위트에 대해 백악관에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에서는 내년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취소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영국 우선”을 외친 극우주의자의 총에 맞아 숨진 조 콕스 노동당 의원의 남편 브렌단 콕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대하는) 이 이슈는 외교적 파장 문제가 아니라 증오를 합법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 이전에도 국빈 초청 철회 청원에는 이미 18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요르단을 방문 중인 메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트위트를 비판하면서도 국빈방문은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2019년으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앞두고 미국과 무역협정 체결을 서두르는 등 동맹 관계를 더욱 끈끈하게 만들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무슬림인 사지드 자비드 기업혁신기술부 장관이 “트럼프는 틀렸고, 난 그것을 가만히 내버려두거나 침묵하기를 거부하겠다”고 반발하는 등 내각 안에서도 반트럼프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가디언>은 이 상황을 “대서양 건너 ‘특별한 (동맹)관계’에 가장 암울한 날들 중 하나”라고 짚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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