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온두라스 대선 개표조작 논란…경찰, 정부 ‘치안유지명령’ 거부

등록 2017-12-05 17:06수정 2017-12-05 21:01

야권 후보 앞서다 ‘개표중단→재개’ 뒤 현 대통령 역전
시민·야권 재검표 요구 속 선관위 ‘당선자 확정’ 보류
지난 26일 치러진 온두라스 대선에서 승리한 것으로 4일 집계·발표된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현 대통령이 이날 테구시갈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테구시갈파/ EPA 연합뉴스
지난 26일 치러진 온두라스 대선에서 승리한 것으로 4일 집계·발표된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현 대통령이 이날 테구시갈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테구시갈파/ EPA 연합뉴스
2009년 대선 때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중미 온두라스가 또다시 대선 개표 조작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대선을 치른 지 8일 만에 현 대통령의 재선을 뒷받침하는 개표 결과가 나왔으나, 시민과 야권 및 경찰의 반발 속에 선거관리위원회가 당선자 확정 발표를 유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온두라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6일 치러진 대선에서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현 대통령이 42.98%를, 야당연합의 살바도르 나스라야 후보가 41.39%를 득표했다고 4일 밝혔다. 데이비드 마타모로스 선관위원장은 “각 당이 10일간 개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 당선인 확정 발표를 나중에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권은 개표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한다. 대선 몇 시간 뒤 개표가 57% 진행된 상황에서 나스라야 후보는 에르난데스 대통령에 5%포인트 차로 앞섰다. 여당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선관위는 갑자기 개표를 중단했고, 36시간 만에 개표가 재개된 뒤부터 전세가 역전됐다. 야권이 반발하자 미주기구(OAS) 중재로 재검표가 이뤄졌으나, 야권의 요구인 5천개 투표소보다 적은 1천곳에서만 진행됐다. 그 결과, 에르난데스 대통령이 1.6%포인트 차로 이겼고, 두 후보간 표 차이는 5만2600표로 집계됐다.

지난달 26일 치러진 온두라스 대선에서 현 대통령에 1.6%포인트 차로 진 것으로 4일 집계·발표됐으나 개표조작을 주장하며 불복한 살바도르 나스라야 야권연합 후보(가운데)가 4일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지지자들에게 손가락으로 브이를 만들어 보이며 웃고 있다. 테구시갈파/ AFP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치러진 온두라스 대선에서 현 대통령에 1.6%포인트 차로 진 것으로 4일 집계·발표됐으나 개표조작을 주장하며 불복한 살바도르 나스라야 야권연합 후보(가운데)가 4일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지지자들에게 손가락으로 브이를 만들어 보이며 웃고 있다. 테구시갈파/ AFP 연합뉴스
온두라스 정부는 1일 저녁 6시부터 야간통행금지령을 내렸으나, 수도 테구시갈파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늦은 밤까지 성난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개표 결과가 발표된 4일 보안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진압했고, 이 과정에서 19살 여성을 비롯한 3명이 숨졌다. 대선 위기가 시작된 이래 총 사망자 숫자는 11명으로 늘었다.

5일 현재 정부와 야권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야권은 5천곳 이상 투표소의 투표용지를 재검표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결말은 예측하기 어렵다. 경찰이 이날 “온두라스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탄압하지 않겠다”며 현 정부의 명령에 불복하기로 한 것은 야권에 유리하다. <가디언>을 보면, 테구시갈파의 모든 경찰이 “정치적 위기가 해소될 때까지” 현 정부의 야간통행금지 집행 명령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뉴욕 타임스>는 “경찰 파업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군이 야간통행금지 순찰 업무를 수행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