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원하기 때문에 시험을 멈춘다는 점 분명히 얘기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안에서 북한의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대북 강온 기류가 혼재돼 있는 가운데, 미국 쪽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미 대화를 위한 ‘60일 플랜’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7일(현지시각) 저녁 워싱턴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조지워싱턴대학 한국학연구소가 공동 개최한 송년 모임에 참석해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뒤 60일간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대화를 시도해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60일 플랜’은 윤 대표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교감 속에 만들어진 대화를 향한 출구 전략으로, ‘틸러슨 플랜’으로도 알려져 있다.
윤 대표는 이어진 초청 강연에서도 “틸러슨 장관도 60일이든 어떤 기간이든,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멈춘다면 괜찮은 첫번째 조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환기시킨 뒤 “그러면 우리는 대화를 여는 것에 열려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이어 “그러나 북한은 대화를 원하기 때문에 시험을 멈춘다는 점을 미국에 분명히 얘기해야 한다”며 “의도를 얘기하는 것이 아주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까지 외교적 관여에 진전은 없다”며 “따라서 압박 정책을 계속하는 것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결이 다소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노어트 대변인은 ‘북한은 자국 체제 안전보장에 관한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원한다’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일반적인 수준에서 얘기하면,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일 때까지는 대북 직접 대화 문제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지난 5일 요르단 등 중동 순방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의 ‘주한 미군 동반 가족 철수론‘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매일 누군가 무슨 말들을 하는 것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어 “나를 포함해 국방부는 사람들이 그런 언론의 자유를 갖도록 미국을 방어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그레이엄 의원의 발언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