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연간 재정적자가 향후 몇년간 심화돼 2020년 1조달러(약 1066조원)를 돌파할 전망이다. 애초 예상보다 2년 정도 빨라진 것인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과 지출 증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9일 보고서를 통해, 오는 9월까지인 2018회계연도의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8040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의회예산국이 지난해 6월 예측한 5630억달러를 훨씬 초과할 뿐만 아니라, 2017회계연도(6650억달러)에 비해서도 21% 늘었다. 2019회계연도 재정적자는 9810억달러에 이를 전망인데, 이 역시 지난해 6월 전망치(6890억달러)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2020년에는 적자 폭이 더욱 커져 무려 1조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6월 의회예산국 보고서에서는 2022년이나 돼야 1조달러를 돌파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2028년까지 누적 적자가 33조달러(약 3경5194조원)를 넘어 국내총생산(GDP)의 96%에 이를 전망인데, <뉴욕 타임스>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의회예산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지난 연말 통과시킨 감세안으로 인해 수입이 감소한 데 이어, 의회가 올해 지출을 확대한 데서 원인을 찾았다. 예산 감시단체인 피터슨재단의 마이클 피터슨 대표는 “최근 세법과 예산안이 통과된 뒤 처음으로 나온 재정 전망이며, 의원들이 이미 지속 불가능한 궤도에 더 심각한 빚을 얹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를 추진하면서 2024년까지 3% 이상 경제 성장률을 장담했지만, 성장으로 적자를 상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의회예산국은 미국의 실질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올해 3.3%에서 내년 2.4%, 후년 1.8%로 낮아지리라 내다봤다. 의회예산국은 “이 모든 효과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법안들로 인해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금리와 물가가 인상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회예산국은 기준금리가 2018년 4분기에 2.4%에 이르고, 2019년 말 3.4%에 이어 2021년 4%로 정점을 찍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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