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20.01.12 18:17 수정 : 2020.01.13 08:45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로이터 연합뉴스

친서 상징 ‘톱 다운’ 외교, 동력 싸늘해져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생일 축하를 전하는 친서를 보냈다가 되레 싸늘한 반응을 되받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초 북-미 대화 국면이 열린 이후 주요 고비 때마다 친서를 교환하며 동력을 이어왔으나, 친서로 상징되는 두 정상 사이의 ‘톱 다운’(위에서 아래로) 외교의 힘이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이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11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다시 우리가 미국에 속아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밝힌 뒤, 미 언론은 트럼프-김정은 ‘브로맨스’의 한계와 비핵화에 대한 북-미 간 근본적인 간극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엔엔>(CNN)은 “김계관의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생일에 보낸 편지가 외교의 문을 다시 열 수 있게 하는 기회에 찬물을 끼얹은 걸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는 서울발 기사 제목을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생일 축하 인사를 하자 북한은 그걸로는 부족하다고 했다”고 달았다. 이 매체는 “(김계관은)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좋은 개인적 감정’을 갖고 있지만 그것은 정책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별도 통로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생일 축하 뜻을 직간접적으로 전한 것은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끝내고 싶지 않으며, 북한에 외교적 접근 방식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비핵화 요구를 낮추고 제재를 대폭 해제하고 나설 가능성은 낮다. 즉, 양쪽의 교착상태가 길어질 개연성이 높다. 미 행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이 도발적 행동에 나서지 않는 한,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관계 ‘현상 유지’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이번에 친서를 보낸 것도 ‘상황 관리’를 위한 성격이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