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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15 17:11 수정 : 2020.01.16 02:42

미국 매사추세츠주 로런스시는 지난해 9월부터 도심을 운행하는 3개 노선 버스의 요금(현금 탑승시 1달러25센트, 교통카드인 ‘찰리카드’ 이용시 1달러)을 면제해주고 있다. 사진은 요금이 면제되는 34번 버스의 모습. 로런스시 누리집 갈무리

매사추세츠 로런스 2년간 버스요금 면제
지난해 9월 이후 버스 승객수 24% 증가
우스터·캔자스시티·올림피아시 등도 가세
보스턴선 ‘비용은 누가 감당하나’로 논란

미국 매사추세츠주 로런스시는 지난해 9월부터 도심을 운행하는 3개 노선 버스의 요금(현금 탑승시 1달러25센트, 교통카드인 ‘찰리카드’ 이용시 1달러)을 면제해주고 있다. 사진은 요금이 면제되는 34번 버스의 모습. 로런스시 누리집 갈무리

미국 매사추세츠주 로런스시는 지난해 9월부터 도심을 운행하는 3개 노선 버스의 요금(현금 탑승시 1달러25센트, 교통카드인 ‘찰리카드’ 이용 시 1달러)을 면제해주고 있다. 주민들에게 소득·인종 등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단을 마련해주는 한편, 버스 이용을 통해 차량 운행을 줄여 이산화탄소 감축에 기여하겠다는 명분이었다. 2년간 운영될 이 시범 프로그램으로 버스회사 쪽이 입게 될 요금 손실분 22만5000달러(2억6천만원)는 시 재정으로 충당해주기로 했다. 이미 버스에 대한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는 만큼, 큰 부담은 아니라는 게 대니얼 리베라 시장의 얘기다. 버스요금이 면제된 이후, 로런스시의 버스 이용률은 24%까지 증가했다.

로런스시를 비롯해 미국 내 다수 도시가 경제적 불평등 해소와 이산화탄소 감축을 명분으로 공짜 버스 도입에 나서면서 사회적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고 14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교통수단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만큼 ‘공공재로 하는 게 마땅하다’는 주장과 ‘비용은 누가 댈 것이냐’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무료 대중교통을 제공하는 도시는 100여개 정도에 달한다는 게 <뉴욕 타임스>의 설명이다. 주로 이 도시들은 프랑스와 폴란드 등 유럽에 집중돼 있다. 미국에선 로런스시에 이어 지난주 매사추세츠의 2대 도시인 우스터의 시의회도 지난주 향후 3년간 버스요금을 면제하는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이 통과됐고,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와 워싱턴주 올림피아도 올해부터 공짜 버스 운행에 들어간다.

미국 도시들이 이처럼 공짜 버스 도입에 나서는 것은, 요금 면제가 당장 차량 감축 효과로 이어지진 않아도 제도 시행 몇 달 사이에 버스 이용객 수가 20~60%나 증가한다는 2012년 미국국립학술원 출판부의 연구 결과에 힘입은 바 크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버스요금 면제안을 제안했던 킴 제이니 보스턴 시의회 의장은 “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누군지 생각해봐라. 대부분 흑인이거나 빈곤 지역 거주자들이지 않으냐”며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라도 공짜 버스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스턴시의 경우, 비용 부담으로 난색을 표하는 시 당국의 강한 반발에 부닥쳐 있는 상태다. 지난해 버스요금 수익은 1억900만달러에 달하는데, 당장 이 손실분을 무엇으로 충당할 것이냐는 것이다. 공짜 버스 도입을 주장하는 쪽에선 1인당 2센트 정도의 유류세 인상으로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반대론자들은 다른 시급한 현안들도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처럼 비용 문제가 논란의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지역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는 이달 초 기후변화나 경제 불평등에 관심을 기울이는 자선단체들이나 주요 버스들이 지나는 곳에 위치한 기업들이 나서서 비용을 충당하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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